잊지 말아야 할 5월의 멸종뉴스5
5월에는 어떤 멸종뉴스가 있었을까요?
<뉴펭요약>에서 정리해드립니다.
➡ 줄무늬 셔츠에 땡땡이 바지 입은(?) 신종 개구리를 발견했습니다
➡ 덫 대신 집 지어줬더니 46년 만에 긴꼬리숲땃쥐가 돌아왔습니다
➡ 박제 표본으로만 알려지던 영양이 70년 만에 처음 사진으로 확인됐습니다
➡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경북 의성에 붉은점모시나비가 나타났습니다
➡ 북한의 천연기념물 검은담비가 사실상 절멸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토록 멋진 신종 개구리
브라질 아마존의 주루아(Juruá)강 유역에서 새로운 개구리가 발견됐습니다. 생김새부터 울음소리까지 남다른 이 개구리는 라니토메야(Ranitomeya) 속에서 13년 만에 처음 보고된 신종입니다. 학명은 ‘라니토메야 아쿠아마리나(Ranitomeya aquamarina)’입니다. 짙은 검은색 몸통엔 연한 청록색 줄무늬 세 줄, 다리엔 주황색에 붉은 반점, 허벅지엔 눈처럼 보이는 노란 원형 무늬까지, 그야말로 ‘줄무늬 셔츠에 땡땡이 바지’를 입은 듯한 독특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개구리는 맹독성은 없지만 독개구리과(Dendrobatidae)에 속하는 소형 양서류로 수컷 기준 몸길이가 1.5~1.7cm에 불과한 아주 작은 생명체입니다. 이번 발견은 브라질 국립아마존연구소와 체코 국립박물관 등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외형은 물론 유전정보, 울음소리, 올챙이 시기의 특징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존 종들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새로운 종임을 입증했습니다.
이 종은 접근이 어려워 연구가 부족했던 주루아강 인근 숲에서 발견되었는데, 아마존의 미조사 구역에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있을지 다시 한번 주목하게 했습니다. 참고로 개구리를 포함한 양서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는 생물군 중 하나로, 세계 양서류의 41%가 멸종위기 등급에 속합니다. 점점 줄어드는 서식지와 기후위기, 질병 등 복합적인 위협 속에서 새롭게 밝혀진 이 작은 존재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덫을 집으로 바꾸자 생긴 일
무려 46년 만에 ‘유령 같은 존재’로 불리던 동물이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입니다.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부스만스보스 숲에서만 서식하는 긴꼬리숲땃쥐인데요. 1979년 한 번 기록된 이후 자취를 감춰 멸종된 게 아닐까 걱정되던 이 아종이 드디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번 발견은 덫을 바꾼 생태학자들의 발상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해요. 날카로운 철제 포획틀 대신, 포근한 깔짚과 작은 은신처, 지렁이 간식이 들어간 ‘안락한 쉼터’를 만들었던 건데요. 마침내 이 중 하나에서 꼬리 길이 6cm의 암컷 긴꼬리숲땃쥐가 나타났답니다. 몸무게는 13.7g밖에 되지 않는 작은 생명이었지만 존재감만큼은 아주 컸습니다. 이 땃쥐를 발견한 남아공 환경단체 케이프네이처의 생태학자들도 유니콤 같은 동물을 볼 수 있었다며 크게 기뻐했습니다.
긴꼬리숲땃쥐는 극히 제한된 서식지와 서식지 파괴로 2016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종으로 지정됐어요. 이번 재발견은 단순한 관측을 넘어서, 섬세한 접근과 생명존중의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사례였습니다.
멸종 직전 영양 사진 최초 공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멸종된 줄 알았던 야생 영양 한 종이 70년 만에 발견되었습니다. ‘우펨바리추에(Kobus anselli)’로 불리는 이 영양은 1920~1940년대 수집된 박제 표본으로만 존재가 알려졌으며, 실제 모습은 이번이 처음 사진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줄무늬 없는 다리와 목과 배에 있는 뚜렷한 흰색 무늬가 특징인,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대형 포유류 중 하나입니다.
올해 3월 콩고 남부 우펨바국립공원에서 진행된 항공 조사 결과, 과거 번식지였던 지역에서 살아 있는 개체는 단 10마리 포착되었습니다. 연구진은 현재 생존 개체 수가 100마리도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기존 추정치였던 1000마리 미만도 과장된 수치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역은 주민 정착으로 농경지로 많이 전환돼 실제 조사 기간에도 1500곳이 넘는 주거지가 확인되었고, 대형 포유류는 코끼리 6마리 외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우펨바리추에는 아프리카 남부 습지대에 서식하는 중형 초식동물로, 매우 민감한 생태적 특성과 높은 경계심으로 인해 인간 활동에 쉽게 영향을 받는 종입니다. 전체 서식지 중 42%만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나머지 지역은 밀렵과 서식지 파괴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연구진은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국제사회와 현지 정부의 긴급한 보호 조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산불 폐허 위에 핀 기적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경북 의성에서 놀라운 생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붉은점모시나비가 모습을 드러낸 것인데요. 이 나비는 반투명한 흰색 날개에 붉은 점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으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흔했지만 도로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사라지며 현재는 강원 정선, 경북 의성, 한탄강 등 일부 지역에서만 드물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최근 나비를 발견한 건 의성에서 양봉업을 하는 이석우 씨입니다. 지난 17일 처음으로 10마리를 발견한 뒤, 며칠 사이 총 55마리가 관찰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최근 산불로 대체서식지는 폐허가 됐지만,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공간에서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대체서식지에서도 10년 넘게 발견되지 않았던 나비가 기존에 알려진 서식지가 아닌 곳에서 발견된 것이기에 더욱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환경 당국은 현장 조사에 나섰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모니터링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나비의 주요 먹이식물인 기린초가 풍부하게 자라고 있어 이 나비들이 오래전부터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붉은점모시나비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보호구역 지정 등 실질적인 보전 대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보호종 거래에 국가마저?
북한의 야생동물 불법 거래 실태가 처음으로 공개돼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노르웨이 자연연구소 등 공동 연구진이 탈북자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에서는 보호종 사냥과 거래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1990년대 대기근 이후 생긴 암시장이 소비를 촉진한 배경으로 분석됐어요. 일부는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특히 검은담비, 산양, 수달, 반달가슴곰 등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멸종위기종들이 포획되고, 모피나 약재, 식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주민들에게 동물 가죽을 국가에 상납하게 하는 관행도 있었다고 해요. 보고서에 따르면 무게 500g이 넘는 포유류 대부분은 포획 대상이었으며, 모피 수요가 높았던 북한 천연기념물 검은담비는 사실상 북한에서 절멸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생물 보호 문제를 넘어, 한반도 전체 생물다양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북한이 보호종 거래를 즉시 중단해야 하며, 한국 역시 종 복원과 국가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