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울산 산업폐기물 매립장, 환경영향평가서 '재검토' 결정

2025-05-22     우다영 기자

울산 울주군 삼평리에서 추진 중이던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 사업이 환경영향평가 최종 협의 단계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았다. 사업지 입지의 부적절성과 대기환경 악화 우려, 지반 안정성 부족 등 다수 항목에서 부적정 판단이 내려진 데 따른 것이다.

사업자는 울산 울주군 온산읍 삼평리 산20-5번지 일원 14만㎡ 부지에 매립용량 282만㎥ 규모의 산업폐기물 매립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매립 기간은 2026년부터 2040년까지로 제시됐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 산업폐기물매립장 예정지. (사진 환경영향평가 초안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이 확인한 환경영향평가 최종 협의안에 따르면, 이 사업은 온산국가산단과 주거지 사이 완충지대에 위치해 대기오염물질이 주거지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평가됐다. 또 매립시설이 설치될 지형의 지반 안정성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고, 장기 하중에 대한 실증 자료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사업지는 자연 산지에 위치해 있으며, 기존에 제안된 저감방안(이동식 지붕형 매립 방식 등)만으로는 침출수, 악취 등 환경영향을 충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결론도 함께 제시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번 사업계획에 환경영향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고 보고,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 사업과 관련해 인근 절벽에서 법정보호종 수리부엉이 번식 사실이 확인돼 생태적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2023년 제출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는 삵과 황조롱이만 현장 조사에서 확인됐으나, 이후 시민 모니터링과 언론 보도를 통해 2024년 1월 수리부엉이 어미새와 유조 3마리가 관찰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개체는 사업 예정지로부터 약 250m 떨어진 절벽에서 발견됐으며, 관련 내용은 지난달 22일 본지 보도와 함께 '언론 보도에 대한 수리부엉이 영향 예측 및 저감방안' 추가 자료 제출 항목으로 환경영향평가 2차 보완서에 반영됐다.

환경영향평가 초안 조사 이후 시민 모니터링과 언론 보도를 통해 2024년 1월 수리부엉이 어미새와 유조 3마리가 관찰된 사실이 알려졌다. 관련 내용은 지난달 22일 본지 보도와 함께 '언론 보도에 대한 수리부엉이 영향 예측 및 저감방안' 추가 자료 제출 항목으로 환경영향평가 2차 보완서에 반영됐다. (사진 환경영향평가 2차 보완서 내용 일부)/뉴스펭귄

이후 제출된 최종 협의안에는 수리부엉이에 대한 별도 언급은 없었으나, 대기환경 영향, 지반 안정성, 입지 적정성 등 사유를 바탕으로 전체 사업 재검토 결론이 났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한 본지 질의에 "향후 진행 절차는 지방자치단체 및 사업 수행기관이 맡게 된다"고 밝혔다. 향후 사업 추진 여부는 울산시와 사업자인 대양이앤이㈜의 별도 절차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울산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검토 결론이 내려진 것"이라며 "향후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이뤄질 경우 도시계획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원순환 관련 검토를 포함해 모든 제반 조건을 충족해야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를 위한 허가 접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검토 결정에 따라 사업자가 새로운 대안을 마련한다면, 다시 협의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자인 대양이앤이㈜ 관계자는 27일 뉴스펭귄에 "현재로서는 정해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