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 바른 거 아니지?' 10만분의 1의 기적

2025-05-15     이동재 기자
콜로라도 야생동물 보호국은 지난 13일 에스티즈 공원 일대에서 부분 백색증 엘크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사진 Wayne D. Lewis - CPW)/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선크림을 과도하게 바른 것처럼 얼굴 부분이 허옇게 된 엘크가 포착됐다. 콜로라도주 로키산 국립공원 인근 에스티즈 파크(Estes Park)에서 발견된 엘크는 10만분의 1 확률로 태어난다는 부분 백색증(piebaldism) 엘크로 밝혀졌다.

콜로라도 야생동물 보호국(Colorado Parks and Wildlife)은 지난 13일 공원 일대에서 부분 백색증 엘크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부분 백색증은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종에게 나타날 수 있는 유전적 현상이다. 멜라닌 세포가 합성되지 않아 온몸이 하얗게 변하는 백색증(albinism)과 비슷하지만, 멜라닌 세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흰색과 갈색이 혼합된 외형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에게 나타나기도 하는 부분 백색증은 엘크에게는 10만 마리 중 한 마리 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야생동물은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도록 보호색 털을 갖도록 진화했는데, 몸에 크고 흰 반점이 난 백색증은 야생에서의 생존에 불리할 수밖에 없어, 더욱 발견하기 어렵다.

콜로라도 야생동물 보호국은 최근 들어 야생동물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 셀카를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늘어 문제가 되고 있다며, SNS를 통해 공원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만약 이 엘크를 운 좋게 마주치게 된다면, 반드시 충분한 거리를 두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콜로라도 야생동물 보호국 SNS의 해당 게시물에는 작년말부터 바로 지난주까지 부분 백색증 엘크를 목격했다는 방문객들의 목격담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SNS 사용자들은 '가루를 뒤집어 쓴 것 같다', '이렇게 멋진 엘크가 늑대에게 잡아먹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가까이 다가가지 말고 안전한 거리에서 지켜보자' 등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