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에 아기 원숭이 6마리 숨겨 밀수...2마리 폐사
[뉴스펭귄 임정우 기자] 콜롬비아 공항에서 속옷과 가방에 생후 두 달도 안 된 아기 원숭이 6마리를 숨겨 밀수하려던 남녀가 적발됐다. 이 중 두 마리는 폐사했으며, 나머지는 탈수와 학대 흔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포획 과정에서 어미 원숭이 역시 살해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지 언론 ‘엘 콜롬비아노’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현지시간) 메데인 인근 호세 마리아 코르도바 국제공항에서 외국인 남녀가 수상한 행동을 보이다 공항 마약단속반과 환경경찰에 의해 정밀 수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속옷과 몸에 밀착된 천 주머니 안에서 멸종위기종 아기 원숭이 6마리가 발견됐다.
발견된 개체는 콜롬비아 고유종인 흰얼굴원숭이(monkey cariblanco) 2마리와 목화꼬리타마린(tití piel roja) 4마리로, 모두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희귀종이다. 구조된 4마리 역시 심각한 건강 악화를 보였으며, 현재 지역 환경청인 ‘코르나레’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코르나레는 공식 성명을 통해 “생존한 아기 원숭이들 대부분은 탈수, 영양실조, 심각한 외상 및 극도의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며 “임상 치료가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포획 당시 부모 원숭이로부터 강제로 떼어졌을 가능성이다. 엘 콜롬비아노는 코르나레의 설명을 인용해 “이처럼 어린 개체를 포획하기 위해선 보통 어미를 죽이고 데려온다”며 “이는 단순 밀수가 아닌 생태계 교란과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행위”라고 전했다.
콜롬비아 당국은 이들을 동물학대 및 천연자원 불법 착취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코르나레는 “야생동물은 야생에서 살아야 하며, 그 자유를 훼손하는 범죄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르면, 해당 원숭이들은 상업적 거래가 전면 금지된 고위험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편, 현지 환경 기관인 코르나레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항 밀수 단속 강화와 함께 국제적 공조 체계를 통한 야생동물 불법 거래 차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