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육하원칙] 벼랑 끝에서 꽃 피는 ‘섬개야광나무’

2025-04-20     곽은영 기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섬개야광나무’.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섬개야광나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다. 아래는 섬개야광나무의 육하원칙.

 

Who?

나는 섬개야광나무. 학명은 Cotoneaster wilsonii Nakai. 장미과 개야광나무속의 낙엽성 관목이야. 천연기념물이자 희귀·특산식물이야.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어. 국가적색목록에선 위기(EN)로 평가되고 있어. 

 

When?

5~6월 분홍색이 섞인 흰 꽃이 개화하고, 8~10월 붉은 열매가 익어. 영국의 식물채집가 어네스트 윌슨이 식물 조사차 방한해 일본 식물학자 니카이 다케노신과 우리나라 식물분류학자 정태현 선생과 함께 1917년 울릉도를 탐사하다 발견해 이듬해 학명이 명명됐어.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됐다가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다시 지정됐어. 

 

Where?

나는 울릉도와 북한에서만 사는 한반도 고유종이야. 울릉도 도동의 섬개야광나무와 섬댕강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51호로 보호되고 있어. 해안간 산지의 해발 110~130m의 토심이 얕은 절벽이나 그 근처 양지바른 곳에서 서식해.

 

타원형에 짙은 붉은 색으로 익는 섬개야광나무의 열매.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What?

이름만 들으면 어쩐지 밤에도 빛을 낼 것 같지? 하지만 난 발광 식물은 아니야. 나무를 온통 뒤덮고 새하얗게 피어나는 꽃들이 밤을 환하게 비춘다는 의미에서 ‘야광나무’라고 이름 붙었어. 야광나무보다는 키가 작고 꽃도 활짝 피지 않아 ‘개’가, 울릉도라는 섬에서 자라는 특징 때문에 ‘섬’이 그 앞에 붙었어. 

 

How?

높이 1.5m에 줄기는 회색, 어린 가지는 적갈색으로 털이 있어. 잎은 어긋나며 달걀 모양으로 2~5cm이고 가장자리는 밋밋해. 새로 나온 가지에서 나는 잎은 처음엔 뒷면에 흰 털이 생기지만 점차 사라져. 꽃은 흰색이나 연한 분홍색으로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려. 꽃잎은 5장으로 둥글고 수술이 꽃잎보다 짧아. 열매는 이과이며 타원형으로 짙은 붉은 색으로 익어. 아주 작은 사과처럼 보이기도 해.

 

Why?

과거 울릉도 전역에 분포했다고 알려지지만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서식지가 훼손돼 지금의 자생지만 남았다고 추정되고 있어. 서식처 파편화, 무분별한 채취와 인위적인 훼손으로 생존이 위협받고 있어. 서식처가 절벽에 집중돼 있다 보니 강풍이나 폭우와 같은 자연재해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아.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울릉도 절벽서 하얗게 피어나는 ‘섬개야광나무’이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