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비건 지속 연구”...롯데웰푸드의 식물성 디저트

[유통가 대안식 열전] 롯데웰푸드, 롯데중앙연구소 노하우로 맛·식감 극대화

2025-03-19     곽은영 기자
롯데웰푸드의 식물성 디저트 브랜드 ‘조이(Joee)’. (사진 롯데웰푸드)/뉴스펭귄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롯데웰푸드는 국내 식품 대기업 가운데 식물성 대안식 시장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2019년 4월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생산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론칭한 롯데웰푸드(당시 롯데푸드)는 국내 대체육 시장의 선두주자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대체육을 이용한 치킨 너겟과 가스 제품을 선보이며 닭고기 대체 제품에 공을 들였다. 롯데중앙연구소와 롯데웰푸드가 약 2년간 연구한 끝에 통밀에서 100% 순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근섬유와 닭고기 특유의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업계 최초로 대체육 시장을 선점하며 받았던 기대와 달리 제로미트는 출시 이후 1년간 목표 매출에 도달하지 못하는 등 매출 부진으로 2023년 사업이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대체식품에 대한 소비 인구 형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때라 사업 확장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환경 영향 저감과 동물권 보호 등 대안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롯데웰푸드 내부적으로 식물성 식품 사업에 대한 변화가 보이고 있다. 실제로 롯데웰푸드가 사업을 시작하던 2019년 82억 원이었던 대체식품 시장은 2022년 212억 원으로 확대됐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비건푸드 브랜드 ‘비스트로’ 상표권을 출원하며 콩으로 만든 가스, 너겟, 햄버거용 고기 등을 지정상품으로 정해 대체육 사업에 대한 재도전과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아울러 롯데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배양육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2022년 배양육 전문 기업 ‘팡세’ 등과 배양육 기술과 제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배양육은 동물을 도살하지 않고 세포를 배양해 일반육의 주요 성분을 유사하게 구현한 육류를 뜻한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나뚜루’ 비건 시리즈. (사진 롯데웰푸드)/뉴스펭귄

최근에는 식물성 디저트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먼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를 중심으로 비건 디저트 시장의 아이스크림 카테고리를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은 우유, 계란 대신 순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해 2020년 5월 국내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의 인증을 받고, 출시 두 달여 만에 기대치를 웃도는 누적 판매량 7만 개를 돌파하며 비건 디저트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나뚜루는 이후 5년간 국내 비건 트렌드와 비건 아이스크림 시장을 지속적으로 연구, ‘K-비건’을 건강 관리와 친환경 소비를 기준으로 식물성과 동물성을 균형 있게 소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맛 퍼포먼스를 올리는 데 집중했다. ‘비건은 원래 맛있다!’라는 나뚜루 비건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고 다채로운 취식 경험 제공을 위해 지난해에는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을 리뉴얼하고 파인트, 바, 컵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약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건강과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비건 인구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가 진행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건강’이 약 80%로 가장 많았고 ‘환경친화’가 약 70%로 그 뒤를 이었다.

높아지는 식물성 식품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6월 식물성 디저트 브랜드 ‘조이(Joee)’도 론칭했다. 조이는 ‘Joy of Green Dessert’의 약자로 식물성 원료를 100%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는 가치소비와 헬스&웰니스 트렌드를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조이는 조이 오트 크리스피칩, 조이 완두 크리스피칩 스낵 2종과 조이 소프트 츄이 프루티 샤인머스캣, 조이 소프트 츄이 프루티 망고 젤리 2종을 운영 중이다. 식물성 식품은 맛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롯데중앙연구소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맛과 식감을 극대화했다. 패키지 역시 종이 활용 포장재를 사용하고 잉크 소모가 적은 플렉소 인쇄 방식을 적용했다. 

식물성 식품 라인업 강화를 위해 빙과 신제품 론칭도 준비 중이다. 우유, 동물성 크림, 버터 대신 견과류 페이스트, 과일 퓨레 등 식물성 원료만 사용해 부드럽고 꾸덕한 아이스크림의 식감을 구현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헬스&웰니스와 자신만의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식물성 식품의 수요는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식물성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식유통 업계가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식물성 식품은 탄소 배출과 동물권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형유통 3사와 주요 식음료 업계가 어떠한 전략으로 식물성 대안식을 선보이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지 한 곳씩 자세히 살펴본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