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늘어 온 낚시줄, 폐어구 피해...바다 숨통 조인다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바다에 떠도는 쓰레기가 한국 연안 해양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갈매기, 바다거북, 돌고래와 같은 동물들이 쓰레기에 얽혀 죽거나 다치는 사례가 매년 늘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비영리 기구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의 공동 연구팀이 2003년부터 2023년까지 과거 20년 동안 일어난 해양 동물의 해양 쓰레기 얽힘 피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바닷새류, 바다거북류, 어류, 해양포유류 등 해양 동물 77종에서 낚싯줄과 바늘, 폐어구 등의 해양 쓰레기 얽힘 피해를 본 428건의 사례가 확인됐다.
데이터 분석 결과 해양 쓰레기 얽힘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에 피해를 많이 입었고, 바다거북과 돌고래와 같이 수중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종은 폐어구에 얽힘 피해를 많이 입었다.
푸른바다거북, 세가락갈매기 등 국제적 멸종위기 해양 생물들이 받는 위협의 수준도 심각했다. 해양 쓰레기에 피해를 입은 해양생물의 13%(10종, 44건)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된 종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노희진 박사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홍선욱 대표는 “이번 연구가 해양 쓰레기가 생물다양성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위협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양 쓰레기 문제는 전 지구적인 환경 이슈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IOST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공동 연구팀이 한국 연안 전역의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에서 수집한 피해 실태 자료와 시민들의 기록 자료, 스쿠버다이버의 직접 관찰 기록 등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는 국제 해양 오염 관련 학술지(Marine Pollution Bulleti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