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고 차에 부딪히고...야생동물 구조 예전보다 늘어났을까?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지난해 경기도에서 야생동물 구조 건수가 재작년보다 17%가량 늘어났다. 경기도는 "도민들이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야생동물 구조 건수가 3552건으로 재작년(3034건)보다 17% 늘어났다고 밝혔다. 경기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2023년과 2024년, 2년 동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야생동물 구조 건수를 기록했다.
구조된 후 치료와 야생 훈련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간 야생동물은 1301마리(36.6%)로 나타났다. 반면 구조된 야생동물 중 목숨을 잃은 야생동물은 41.6%에 달했다. 폐사한 개체가 980마리(27.6%), 안락사된 개체가 498마리(14.0%)였다. 애초에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로 구조 센터에 들어온 야생동물은 668마리(18.8%)에 달했다.
경기도 동물복지과 관계자는 "(경기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도심지 내 서식하는 야생동물 개체수가 많아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다른 지역보다 빈번하다"며, "야생동물 구조의 경우 부상 후 바로 발견되기보다는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진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예후가 안 좋다. (날개, 다리 등에) 영구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안락사를 고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조 신고가 들어온 야생동물은 조류가 약 76%로 가장 많았고 포유류가 24%로 뒤를 이었다. 극소수이지만 파충류(0.4%)도 있었다. 구조 개체 중에는 수리부엉이, 참매, 새매, 새호리기, 매, 붉은배새매, 큰기러기, 독수리, 큰덤불해오라기, 조롱이, 물수리, 벌매, 올빼미, 수달, 삵, 하늘다람쥐, 구렁이 등 멸종위기종이 137마리 포함돼 있었다.
야생동물 구조 원인은 다양했다. 조류의 경우, 어미와 떨어진 미아가 절반인 50%를 차지했고, 전선 및 건물 충돌(19%)이 뒤를 이었다. 특히 조류의 번식기(5~7월) 전후로 이동과 먹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구조 신고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유류의 구조 원인은 차량 충돌과 기생충 감염이 각각 25%와 23%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특히 고라니와 너구리에게 사고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고라니의 짝짓기철(12~1월)과 새끼 독립기(4~5월)에 차량 충돌로 인한 구조 신고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경기도 동물복지과는 "야생동물 구조 사례가 급증한 이유는 도민들이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셨기 때문"이라면서,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 새끼가 어미와 잠시 떨어져 있는 상황일 수도 있으며, 동물에게 위험한 상황이라면 사람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 즉각적으로 개입하기보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연락해 상황을 알려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