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그린은 넓은데 '그린에너지' 땅은 좁은 한국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재생에너지 발전보다 골프장에 더 많은 땅을 사용하는 상위 10개국에 한국도 포함됐다.
18일(현지시간) 독일 율리히연구소 연구진은 국토에서 태양광·풍력 발전시설보다 골프장 면적이 더 넓은 상위 10개국을 공개하고, 골프장 면적에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계산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세계 골프장은 약 3만8400개이며 그중 80%가 상위 10개국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미국은 골프장 1만6300개를 보유해 1위를 기록했으며 영국과 일본 순이었다. 영국은 국토의 0.49%가 골프장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과 일본이 0.42%, 0.37%로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이들 국가가 골프장의 절반만 재생에너지 발전시설로 전환해도 전세계가 목표로 설정한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초과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10개국 전체 골프장 면적의 75%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면 최대 842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경우 659GW 규모의 전력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국이 2030년까지 목표로 한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풍력발전은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에서도 가능하므로 골프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활용도가 낮은 일부 공간에 설치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또 넓은 공간을 사용하지 않고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한국의 '스크린 골프'를 대안으로 소개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율리히연구소 부소장 마이클 바이난드는 "무조건 골프장을 없애고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라 토지 이용의 우선순위를 다시 고려해보자는 것"이라며 "골프장은 넓은 면적을 차지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제한적이며 많은 양의 농약과 물이 필요해 환경 부담이 크지만, 재생에너지 발전은 사회 전체에 더 큰 혜택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