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산호초마저 하얗게 질려...'곧 죽을지도' (영상)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세계에서 가장 긴 산호초가 줄줄이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한 모습이 공개됐다. 3년 전부터 진행된 백화 현상으로 이 산호초들이 빠르면 몇 주 뒤에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호주 해안을 따라 260km 넘게 이어지는 닝갈루 산호초(Ningaloo Reef)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긴 산호초다. 닝갈루 산호초가 있는 지역은 인구 밀도가 낮아 오염과 남획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됐지만 기후위기가 심해지면서 이 산호초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계속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호주 다이버들이 수중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에는 닝갈루 산호초들이 새하얗게 변해버린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바다는 달 표면처럼 창백하고 산호초들은 눈이 쌓인 듯 새하얗다.
전문가들은 서호주 해안에서 지난 5개월간 지속된 바다 폭염이 산호초의 백화 현상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부터 닝갈루 해안의 수온은 전세계 평균보다 1.5도 높았으며 지난달에는 인근 해변에서 어류 3만 마리가 수온 상승으로 폐사하기도 했다. 산호초는 수온이 1도만 올라도 스트레스를 받아 색을 잃는다.
호주해양보존협회 이사 폴 갬블린은 "마치 바다에 산불이 난 상황"이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산호초가 사망할 수도 있다"고 정부의 긴급한 조치를 요구했다.
닝갈루 산호초의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에도 백화 현상이 나타났다. 흰색으로 변한 산호초는 곧바로 죽지 않고 10년 안에 회복하지만, 백화를 유발하는 요인이 다시 발생하면 폐사한다.
닝글루 산호초를 기록한 다이버 안드레 레레쿠라는 "매우 파괴적인 사건"이라며 "이 산호초들이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아는 사람으로서, 하얗게 변한 광활한 생태계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수온 상승으로 제주도 앞바다의 연산호가 녹아내리고 돌산호가 하얗게 죽는 백화 현상이 일어나나 충격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