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표범·흰머리수리·바다사자·붉은늑대 그리고 LG전자...무슨 조합?

[지속가능기업 진단 ㉓] LG전자

2025-02-19     이한 기자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로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남겨 경제와 산업에 기여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대부분 환경에 영향을 미칩니다. 기후위기 속 인류에게는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껴야 하는 숙제가 있는데 무언가를 생산하려면 늘 탄소배출 문제가 따라옵니다.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자연을 훼손하고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친환경과 멸종위기 대응 키워드를 어떻게 해석할까요? ‘기후악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곳도 있지만 기술 혁신을 통해 에너지 저감과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는 곳도 있습니다. 사회공헌과 환경경영 또는 ESG 등으로 단어의 유행은 바뀌었지만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기업은 지금도 많습니다. 동물과 식물의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요즘 국내 기업들이 환경과 생태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시리즈로 짚어봅니다. 물론 그들이 말하는 노력이 혹시 '그린워싱'은 아닌지도 계속 감시할 계획입니다. 스물 세 번째 순서는 지난해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해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한 LG전자입니다. [편집자 주]

[뉴스펭귄 이한 기자] 지난해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눈표범과 흰머리수리, 바다사자, 그리고 붉은늑대가 등장해 매번 눈길을 끌었다. LG전자가 멸종위기 동물 보호와 기후위기 대응 메시지를 내놓기 위해 송출한 영상이다. 이들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삶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ESG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24년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상영됐던 ‘LG와 함께하는 위기 동물 보호’ 캠페인. (사진 LG전자)/뉴스룸

“기후위기 대응 위한 글로벌 캠페인 꾸준히 진행 중”

LG전자는 지난해 눈표범과 흰머리수리, 바다사자 등을 통해 멸종위기 동물 보호와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들은 2024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했다. 4월부터 시작한 ‘LG와 함께하는 위기 동물 보호 캠페인’이다.

지난 12월에는 붉은늑대 편을 공개했다. 붉은늑대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적색 목록 ‘위급’ 단계의 멸종 위기 동물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고객들의 의견을 캠페인에 반영하기로 결정하고 북미 SNS 등에서 설문을 진행해 붉은늑대를 캠페인 주인공으로 결정했다.

LG전자는 해외 법인들과 함께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 법인은 스페인 및 포르투갈 주요 지역에 흙과 퇴비, 씨앗들을 뭉쳐 발아율을 높인 씨앗 폭탄을 심는 산림 재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한 이 캠페인은 매년 식수량을 늘려 스페인 총 인구 수에 달하는 연간 4,700만 그루의 나무 심기가 목표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식수 활동은 스페인뿐 아니라 인도 ‘LG 그린 커버’, 인도네시아 ‘LG 러브스 그린’ 등으로 확대됐다.

LG전자 스페인 법인에서 진행하는 산림 재생 캠페인 ‘스마트 그린 트리’ 활동 모습. (사진 LG전자)/뉴스룸

스페인 법인은 2023년부터 식물의 번식과 육성을 돕는 ‘스마트 그린 비즈’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스페인 내 모든 식물의 수분(受粉)이 가능한 유일 토종 꿀벌 ‘이베리아 꿀벌’을 약 4,700만 마리까지 증식하는 것을 목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1년여 만에 약 350만 마리까지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사막에 나무도 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에서는 국가 자체 탄소 배출 저감 정책에 발맞춰 ‘LG 얄라 그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현지 임직원들은 ‘함께 가자’라는 뜻의 아랍어인 ‘얄라(Yalla)’의 의미를 담아 사막 지대에 나무를 심는 활동을 진행한다.

제품 생에 전 과정에서 친환경 노력

LG전자는 뉴스룸에서 “생산부터 판매, 폐기까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에서 친환경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해에는 미국 환경자원협회(ERA) 주관의 대기분야국제숙련도 평가에서 ‘최우수분석기관’에 선정됐다. 처음 ERA를 신청한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최우수분석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ERA는 국제표준화기구(ISO/IEC)에서 인정한 국제숙련도 시험기관으로 대기와 수질, 토양 등 환경 분야 오염물질에 대한 분석 능력과 결과의 정확도 및 신뢰성을 평가한다. LG전자는 든 테스트 항목에서 ‘만족’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 최우수분석기관 인증을 부여받았다. 회사 측은 “그간 친환경 기술 혁신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4.6% 감축할 계획이다. 나아가 2030년까지 제품 사용 단계의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20% 감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협력사에도 탄소배출 저감 노하우를 활용하도록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LG전자 직원이 창원 소재 협력사 공장을 방문해 협력사 직원과 함께 ESG 리스크 관리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 LG전자)/뉴스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