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마리 구했다”...야생동물 밀수 ‘역대급’ 검거

6개 조직 365명 체포 2213건 압수...야생동물 2만 마리 구출

2025-02-05     이동재 기자
전 세계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던 불법 야생동물 거래가 역대급 규모로 적발됐다. (사진 INTERPOL)/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호랑이, 명금류, 붉은귀거북, 코뿔소 뿔, 비단뱀 가죽, 상어 지느러미, 천산갑 비늘, 곰 담즙. 전 세계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던 불법 야생동물 거래가 역대급 규모로 적발됐다.

지난해 말 사상 최대의 야생동물 밀거래 단속 작전이 진행됐다. 인터폴(INTERPOL)과 세계관세기구(WCO)가 공동으로 수행한 일명 ‘썬더 작전(Operation Thunder 2024)’에는 경찰, 세관, 국경수비대, 산림 및 야생동물 보호 기관이 참여했으며, 2017년 이래로 가장 많은 국가가 동참했다.

전 세계 138개국이 참여한 이번 단속에서 국제적인 야생동물 밀거래 조직 6곳이 적발됐고 총 365명이 체포됐다. 2213건의 압수가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2만 마리에 가까운 살아있는 동물이 구출돼 보호시설로 이송됐다.

구출된 동물들은 호랑이와 같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을 비롯해 천산갑, 영장류, 파충류, 조류 등으로 다양했다. 튀르키예 시리아 국경에서 6500마리의 명금류(조류 참새목에 속하는 새의 총칭)가, 인도에서 말레이시아에서 밀반입된 붉은귀거북 5193마리가 발견됐고, 체코에서는 불법 번식 시설에 갇혀있던 8마리의 호랑이가 구출됐다.

구출된 동물들은 호랑이와 같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을 비롯해 천산갑, 영장류, 파충류, 조류 등으로 다양했다. (사진 INTERPOL)/뉴스펭귄
(사진 INTERPOL)/뉴스펭귄

또한 당국은 나이지리아에서 4472kg의 천산갑 비늘, 카타르에서 태국으로 가던 코뿔소 뿔 8개, 홍콩에서 모로코로부터 밀반입된 973kg의 상어 지느러미 등을 압수했다. 야생동물 외에 희귀 목재와 식물 등도 대규모로 발견됐다. 밀거래된 희귀 목재들은 해상 화물 컨테이너에서 주로 발견됐고, 공항 및 우편물 처리 시설에서도 많은 양이 압수됐다.

불법 거래된 야생동물의 수요는 애완용, 의약품, 수집품, 식재료 등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거래는 주로 온라인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국은 용의자들이 온라인 상에서 여러 개의 소셜 미디어 프로필과 계정을 사용해 불법 거래를 확장하고 있음을 포착, 멸종위기종 밀거래에 연루된 100개 이상의 기업을 적발했다.

이안 손더스(Ian Saunders) WCO 사무총장은 "불법 야생동물 거래는 여전히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막대한 불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며, “회원국과 협력해 이 심각한 범죄를 효과적으로 퇴치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데시 우르키자(Valdecy Urquiza) 인터폴 사무총장은 “조직 범죄 네트워크는 희귀 동식물에 대한 수요를 이용해 자연을 착취하고 있다”며, “이는 생물다양성 감소, 지역사회 파괴, 기후변화 가속화, 심지어 분쟁과 불안정까지 초래하는 심각한 결과를 불러온다”고 경고했다.

불법 거래된 야생동물의 수요는 애완용, 의약품, 수집품, 식재료 등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INTERPOL)/뉴스펭귄

한편 멸종위기 야생동물 불법 거래는 마약, 인신매매, 위조품 거래에 이어 4번째로 큰 범죄 산업으로, 연간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야생동물 범죄 보고서 2024(World Wildlife Crime Report 2024)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140,000건 이상의 야생동물 거래가 적발됐다. 포유류, 조류, 파충퓨, 양서류 등 야생동물만 1652종인데, 그중 40% 이상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불법 야생동물 거래로 크게 피해를 입은 동물은 코뿔소(29%), 천산갑(28%), 코끼리(1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이민세관집행국에 따르면 코뿔소 뿔의 가격은 1kg당 수 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비싸, 국제 범죄 조직이 밀렵, 조직적 유통에 깊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