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육하원칙] 복이 가득 담긴 듯한 ‘털복주머니란’

2025-02-02     곽은영 기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털복주머니란’.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털복주머니란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다. 아래는 털복주머니란의 육하원칙.

 

Who?

나는 털복주머니란. 학명은 Cypripedium guttatum Sw.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이야.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이야. 국가생물 적색목록에선 멸종우려범주인 위급(CR)으로 평가되고 있어. 

 

When?

6~7월에 꽃을 피우고 8~9월에 결실을 맺어.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이후 계속 보호되고 있어. 산림청 국립수목원과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이 2015년부터 공동연구를 추진하며 내 유일한 자생지에 보호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해서 이전보다 개체수가 3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어. 2009년 내가 최초로 발견됐을 때만 해도 28개체였던 것이 2017년에는 89개체까지 늘었어. 

 

Where?

나는 높은 산과 같은 고지대 숲속이나 초지를 좋아해. 해발 1000~1400m의 고산지대를 선호하는데 고위도 지역에선 조금 더 낮은 곳에서도 살아. 교목층이나 아교목층이 발달하지 않은 양지바른 숲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편이야. 국내에선 주로 강원도 일부 지역의 고지대 풀밭이나 숲속에 드물게 살아. 과거 인공증식을 통해 이식된 친구들도 여기 포함돼 있어. 예전에는 강원도 이북과 북한 지역에 사는 종만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취급했는데, 이제는 일본과 중국에 있는 종도 동일하게 보고 있어.

관상용으로 가치가 높아서 무분별하게 채취하는 사람들로 멸종위기에 처한  ‘털복주머니란’.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What?

주머니 모양으로 꽃이 피는 복주머니속 중에서도 털이 많아서 ‘털복주머니란’으로 불려. 털개불알꽃, 털주머니꽃, 조선요강꽃, 애기작란화과 같은 별명도 많아.

 

How?

땅속줄기는 옆으로 길게 뻗고 마디에서 뿌리가 나와. 줄기는 약 30cm까지 곧게 자라지. 줄기 밑부분에 2~3개의 잎싸개가 있고 긴 털이 많아. 잎은 넓은 타원형으로 2~3개가 줄기를 감싸면서 마주나. 잎 뒷면과 가장자리에 털이 성글게 달리고 꽃은 줄기 끝에 1개씩 피어나. 흰색 바탕에 붉은 보라색 반점이 있는 꽃이지. 입술꽃잎은 주머니처럼 생기고 안쪽에 털이 있어. 

 

Why?

난 주머니처럼 크고 아름다운 꽃을 맺는데 관상용으로 가치가 높다며 무분별하게 채취하는 사람들 때문에 살 수가 없어. 나를 비롯한 복주머니란 무리 자체가 겪는 어려움이야. 마음대로 탐방하는 사람들 때문에 서식처도 많이 파괴됐어.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복이 가득 담겨 있을 것처럼 생긴 ‘털복주머니란’이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