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두루미...어쩌다 인천 갯벌에?
[뉴스펭귄 이한 기자] 인천 갯벌 지역에서 최근 두루미 51마리가 관찰됐다. 한꺼번에 나타난 건 아니고 시민들이 10군데로 흩어져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다. 두루미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데, 현재 인천갯벌에서 월동하는 두루미 숫자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는 12월 17일 실시한 제1차 시민동시모니터링결과 인천갯벌에서 유조 6마리를 포함해 모두 51마리의 두루미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이번 동시 조사는 강화도, 동검도, 매도 앞, 영종도 등 10군데 장소에서 이뤄졌다. 시민 18명이 정해진 장소로 흩어져서 두루미 개체수를 조사하고 위치를 지도위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김순래 강화도시민연대 생태보전위원장은 “두루미들이 처음 도래한 11월 11일 이후 인천갯벌에서 월동하는 두루미 개체수가 점차 늘고 있으며 1월이 지나면 최대 개체수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한을 대비해 두루미들에게 먹이주기를 실시하고 그 과정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줄었다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
두루미 개체수가 현재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네트워크측에서는 ‘큰 틀에서 보면 2000년대 이후 줄었던 해당 지역 두루미 숫자가 최근에는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 사무국 가톨릭환경연대 김보경 사무국장은 “과거 2000년대 이전, 인천 지역에는 두루미 서식지가 천연기념물이었는데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고 개발이 되는 등 환경이 변하면서 서식지가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된 사연이 있다.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두루미가 방문했다가 2000년대 초반 이후 그 숫자가 줄었는데 최근 다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인천의 서식환경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떤 두루미들이 방문했는지를 연구한 건 아니지만, 시민들이 다각도로 보호활동을 벌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겨울철새 두루미...철원 연천 등이 주요 월동지
두루미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의 두루미과 조류로 겨울철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종 상세정보’에 따르면 두루미는 몸길이 약 140cm이며 몸은 흰색이고, 정수리는 붉은색, 다리는 검은색이다. 암수 형태가 비슷하다.
월동지인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민간인통제지역 일대의 논, 율무밭, 옥수수밭 등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결빙된 저수지, 강의 모래톱 등을 잠자리로 이용한다.
두루미는 암컷과 수컷 그리고 그들의 새끼로 형성된 가족 단위로 행동한다. 2~3월에는 암수가 마주 본 상태에서 부리를 하늘로 향하고 반복해 우는 구애 행동을 볼 수 있다. 러시아 동남부 한카호, 중국 동북지방, 일본 홋카이도, 몽골 동부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 중국 동남부에서 월동한다.
국내에는 강원도 철원지역과 경기도 연천, 파주, 강화 등 주로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지역 일대가 대표적인 월동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