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수첩] "대체식품 아니고 온전한 먹거리입니다"

2024-11-22     곽은영 기자
곤약으로 만든 식물성 새우가 들어간 새우볶음밥. (사진 곽은영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기자는 최근 대체식품에 대한 공통적인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대체육, 대체해산물과 같은 대체식품들이 ‘대체’라는 말에 갇히지 않고 각자가 가진 고유한 특징 그대로 하나의 식품군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다는 것이다.

최근 만난 비건 식당의 셰프들은 “요리를 할 때 고기나 해산물을 대체할 메뉴를 만든다는 생각보다 하나의 채식 요리를 표현한다고 생각하며 레시피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은 대체식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식품기업에서도 비슷하게 이야기하는 주제다. 기자가 만난 식품기업 관계자들은 자사의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제품에 대해서 “굳이 고기나 해산물의 맛을 재현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음식 자체의 식감과 맛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대체식품이란 어떤 특정한 식품을 먹을 수 없을 때 성분과 영양 함량을 비슷하게 구성해 원재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만든 식품을 뜻한다. 채식을 실천하고 싶은데 고기를 바로 끊는 것이 힘들 경우에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시중에는 고기, 우유, 치즈, 계란과 같은 동물성은 물론, 참치, 연어, 새우, 랍스타와 같은 해산물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군이 판매되고 있다. 

그중에는 고기의 맛을 비슷하게 흉내 낸 콩고기를 넣은 제품들도 있지만 채소만을 이용해 새로운 맛을 구현한 제품들도 많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제품들에는 콩, 두부, 버섯, 해조류와 같은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간다. 

최근 기자가 찾은 비건 중식당에서는 새우볶음밥에 곤약으로 만든 대체새우를 넣어 내놓고 있었다. 채소와 식물성 새우를 듬뿍 넣어 불향을 낸 메뉴인데 음식에 들어간 식물성 새우는 새우를 대신했다고 생각되기보다 그 자체로 식감이 좋은 하나의 재료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대체해산물을 판매하는 비건식당에서는 “대체식품은 환경도 챙기면서 동물학대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강력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대체새우의 경우 식감은 실제 새우와 비슷하지만 양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인한 학대가 없어 동물복지를 챙길 수 있는 대표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수산물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어업과 양식업의 지속가능한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공장식 축산업과 마찬가지로 상업적 어업은 동물학대와 생태계 파괴 문제의 중심에 있다. 미세플라스틱 등에 오염된 해산물 문제 역시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물성 해산물은 차세대 대체 식품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은 다양한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식감과 색감을 가진 대체식품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현장에서는 이 식품들의 영역이 기존의 식재료를 대신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식품군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