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용기 없는 이 나라...'지구 절약'은 덤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멕시코 새 대통령이 브라질 G20 정상회의 참석차 전용기 대신 민항기를 이용한 가운데, 과거 기후과학자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력이 눈길을 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하기 위해 일반 여객기를 이용해 출국하는 모습을 X(구 트위터)에 올렸다.
앞서 2023년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전 대통령은 예산 절약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를 없앴다. 정확히는 타지키스탄에 매각했다. 그 뜻을 이어받은 셰인바움 대통령은 새 전용기를 마련하지 않고 일반 항공기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에서 일반 항공기에 탑승해 파나마시티 토쿠멘 국제공항에서 1차례 경유한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전용기 대신 민항기를 이용한 목적 역시 '재정 긴축'이지만 이는 환경에도 나은 선택지다. 전용기는 민항기보다 승객 1인당 탄소 및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기 때문이다. 2021년 유럽운송환경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전용기는 상업용 항공기보다 평균 10배 탄소 집약도가 높으며, 최대 14배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
한편 지난 10월 멕시코 최초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셰인바움은 그동안 기후대응 관련해 탄탄한 이력을 쌓아와 앞으로 보여줄 '친환경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후과학자 출신인 그는 2000년 멕시코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보고서에 두 차례 저자로 참여했다. 그가 저자로 참여했던 2007년 IPCC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멕시코시티의 첫 여성 시장으로 당선됐는데 당시 전기버스 최초 도입, 기업 옥상 태양광 추진, 자전거 도로 확대 등 친환경 정책을 다수 펼쳤다.
지난달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45%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할 것"이라며 "하루 석유 생산량을 180만 배럴로 제한할 것"이라 발표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멕시코 재생에너지 목표 비중 24%의 두 배 가까운 수치이며 기존 석유 생산 한도인 260만 배럴보다 대폭 낮춘 수준이기 때문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정책 대부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전 대통령이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재생에너지'나 '지속가능성' 등의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환경 분야에서는 다른 입장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