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집인데...' 제주 낚시대회 논란
[뉴스펭귄 배진주 기자] 돌고래 서식지이자 해양생물보호구역 예정지에서 전국적 낚시 대회가 열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6일,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 일대에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전국바다낚시대회가 열렸다. 제주특별자치도낚시협회가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하는 행사다.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도 대회 구역에 포함됐는데, 이는 해양생물보호구역 예정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주민공청회를 거쳐 관계 기관 협의 단계에 있다. 지역 내 반응이 긍정적이라 이후 협의 단계도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대정읍 연안은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종달이는 낚싯줄과 낚싯바늘에 여러 차례 걸려 고통받았다.
낚시하다 버려지는 용품은 해양생물을 위협하는 ‘덫’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전 해역에서 낚시가 무분별하게 자행된다”며 “버려진 낚시용품은 해양동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죽음의 덫”이라고 밝혔다.
폐어구와 폐낚시도구는 해양생물을 생사기로에 던져 넣는다.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 바다거북, 연산호뿐만 아니라 갈매기, 가마우지 등 해양동물, 심지어 해녀까지도 위험에 처했다.
제주특별자치도낚시협회에 따르면 섶섬, 범섬, 문섬 일대에서 낚시 대회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기상상황 악화로 대정읍 영락리~신도리 갯바위 일대로 긴급 변경했다.
무분별한 낚시는 해양 동물에게 큰 피해를 준다. 핫핑크돌핀스는 “낚싯줄은 낚시꾼이 가장 많이 남기는 해양쓰레기지만 가늘고 투명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며 “버려진 낚싯줄이 야생동물 신체에 엉키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은 낚싯줄을 스스로 풀 수 없다. 오히려 더 엉키고 감긴다. 핫핑크돌핀스는 “엉킨 낚싯줄을 풀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도리어 조여져 위험에 처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방영된 KBS시사 ‘창’ 479회 ‘죽음의 바당’엔 낚싯줄이 칭칭 감겨 날개가 부러진 갈매기가 나왔다. 사람이 다가가도 미동도 없던 갈매기는 몸 깊숙이 꽂힌 낚싯바늘 등으로 구조된 다음 날 결국 죽었다.
한편, 야생 생물 서식지에서의 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5일 여의도 불꽃 축제는 한강에서 2시간가량 10만 발이 넘는 불꽃을 하늘로 쏘아 올렸다. 지난 12일 성남 페스티벌은 카약 체험을 위해 탄천 물길을 막았다. 이곳에는 흰목물떼새, 원앙 등이 살아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