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사건사고] 코뿔소 뿔을 약으로 쓴다고?
[뉴스펭귄 이한 기자] 코뿔소 개체수가 줄고 있다. 밀렵 등으로 희생되는 사례가 많아서다. 코뿔소 뿔을 약재나 장신구 등으로 사용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암암리에 존재한다. 최근 해외에서도 야생 코뿔소 뿔을 몰래 판매하려던 사람이 적발됐다. 하지만 코뿔소의 뿔은 사람 손톱과 같은 성분으로 약효는 없다.
코뿔소가 위기에 빠졌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코뿔소 뿔 밀렵 사례가 있었다. 현지 언론 등을 종합하면 60세 남성 집에서 코뿔소 뿔 8개와 코끼리 상아 등이 발견됐는데 이 남성은 코뿔소 뿔을 그램당 300만원을 받고 팔았다.
불법 야생동물 거래가 판치면서 한때 수천마리에 달하던 인도네시아 내 야생 코뿔소 수는 현재 80마리 정도에 불과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수마트라 코뿔소는 전 세계 50마리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당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환경부는 이 남성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징역 15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뿔소 뿔의 국제 거래는 금지됐지만 여전히 일부 국가 암시장 등에서 약재 등으로 비싼 가격에 밀매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에버랜드에 따르면 코뿔소 뿔은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월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도 멸종 위기에 처한 북부흰코뿔소의 사연이 등장했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이 코뿔소는 ‘뿔’에 대한 인간의 욕심 때문에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송에 따르면 아프리카 코뿔소 뿔이 단검 손잡이로 사용되고 부나 지위의 상징으로 작용하다 보니 뿔을 노린 밀렵으로 1960년대 이후부터 개체수가 급감했고 2018년에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수컷도 사망했다. 현재 생존한 암컷 두 마리는 모녀 사이다.
실제로 코뿔소는 국제적으로 밀렵 등으로 적잖이 희생되고 있다.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환경부는 지난해 현지에서 밀렵으로 희생된 코뿔소가 499마리라고 밝히면서 이는 전년보다 11% 증가한 숫자라고 덧붙였다. 남아공은 전 세계 코뿔소의 약 80%가 서식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뿔소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해외 한 동물원에서는 밀렵꾼들이 코뿔소를 죽이고 뿔을 훔쳐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살아있는 코뿔소의 뿔을 없애는 고육지책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뿔소 뿔은 약효가 없다. 에버랜드는 주토피아 입구 등에 세운 코뿔소 관련 홍보물에서 “코뿔소의 뿔은 사람의 손톱과 같은 성분이며 일부 국가에서 몸에 좋은 약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몸에 좋은 성분이 없어 코뿔소의 뿔을 먹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밝혔다.
세상에는 멸종위기 동식물이나 야생생물을 둘러싼 여러 사건·사고가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서식지를 잃거나 밀렵꾼의 손에 목숨을 위협당하는 일이 여전히 많고 ‘돈이 된다’는 이유로 사기꾼의 거짓말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세상을 시끄럽게 흔들었던 멸종위기종 관련 사건과 사고를 소개합니다. 세 번째는 코뿔소 뿔을 노린 밀렵 사례입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