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밀수 범죄와 치열하게 싸우는 나라

2024-08-03     이동재 기자
인도별거북은 2019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상업적 거래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사진 Wikimedia Commons - Poorna Kedar)/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최근 말레이시아는 야생동물 밀수 범죄와 전쟁 중이다. 멸종위기 종을 반려동물로 키우려는 수요가 있어 국제적으로 불법 거래가 성행 중인데 '닌자거북이 갱단'으로 불리는 조직이 밀수를 벌이다 최근 검거됐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거북과 자라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대량으로 밀수한 일당이 붙잡혔다.

말레이시아 야생동물 및 국립공원 관리국은 지난달 초 경찰과 쿠알라룸푸르의 한 주택을 급습, 캄보디아인 4명과 말레이시아인 2명을 체포하고, 약 200여 마리의 거북과 자라를 구출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은 ‘닌자거북이 갱단(Ninja Turtle Gang)’이라는 밀수 조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삼고, 불법 반려동물 시장에서 수익성이 좋은 거북목 야생동물을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으로부터 밀반입,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서 불법 거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출된 거북류 동물에는 인도별거북, 중국줄무늬목거북, 검정늪거북, 아프리카가시거북, 붉은다리거북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특히 인도별거북은 2019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lora and Fauna)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상업적 거래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곳곳에서 거북과 자라는 행운과 번영의 상징으로 여겨져 밀수가 횡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멸종위기종인데도 불구하고 구하기 어렵지 않고 사육이 쉽다고 알려져 반려동물 시장에서 공공연히 거래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날 발견된 야생동물들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치는 총 약 5만 2300달러(한화 약 7100만 원) 규모다. 특히 이날 급습 작전은 불과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발생한 두 번째 급습 작전으로, 첫 작전에서 구출된 거북목 파충류는 약 400마리, 환산 가치는 80만 5084달러까지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출된 동물들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검역 센터에서 보관 중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줄무늬목거북은 국제적으로 멸종위기 동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토종 자라와 남생이 등 멸종위기 동물을 위협하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돼 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한편 구출된 거북 중 중국줄무늬목거북은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토종 자라와 남생이 등 멸종위기 동물을 위협하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돼 있다. 구출된 야생동물 가운데 함께 있었던 늑대거북 역시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종이다.

이들은 최초 외국에서 반입돼 반려동물로 길러지다가 하천 등에 버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생태계교란 생물은 연구, 교육, 전시 등 목적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수입, 사육, 양도, 양수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