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망령이 남산까지?' 남산 곤돌라 중단 촉구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서울시가 남산에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도시계획 변경 심의절차에 착수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기자회견 등을 통해 즉각적인 중단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나섰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과 녹색교통,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20일 오전 서울도시건축 열린 회의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남산 곤돌라 설치를 위한 도시계획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이날 남산 곤돌라 설치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대한 심의 절차에 들어갔다. 앞서 서울시는 남산 곤돌라 설치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지난 6일 총공사비 400억원 규모의 설계·시공 일괄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서울시는 곤돌라 추진 이유에 대해 "남산에 관광버스 진입을 전면 통제한 이후 정상부 접근에 대한 불편 민원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당 16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곤돌라를 도입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환경 훼손, 생태 훼손 등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발하자 서울시는 환경단체, 인근 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꾸준한 협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서울시는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며 남산 곤돌라, 남산 스카이워크 등 남산의 경관과 생태환경을 훼손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 환경을 명백히 훼손하는 곤돌라 사업을 추진하면서 생태환경을 들먹이는 건 자기모순적 주장"이라며 "서울시는 남산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남산의 공공성은 케이블카에 있지 않다. 자연환경 회복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는 협의체를 통해 환경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고 주장하지만 단 한차례도 환경단체 이야기를 주목하지 않았다. 설악산, 지리산에 이어 케이블카 망령이 남산에 깃드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 주장했다.
이이자희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정책팀장은 설악산 케이블카와 남산 곤돌라 사업을 비교하며 "케이블카 독점사업을 견제하기 위해 정부가 추가로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두 사업은 닮아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은 정상부로 갈수록 강한 사람이 살아남지만 생태계는 정상부로 갈수록 약한 존재만이 살 수 밖에 없다. 저지대는 포식자들이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열리는 도시계획 심의에서 곤돌라가 정말 생태친화적인지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승희 생명의숲 사무처장은 '서울시 자연환경보전과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조례'를 인용하며 서울시의 절차적 오류를 지적했다.
그는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행위는 녹색서울시민위원회의 심의를 먼저 거친 후 도시계획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심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점이 밝혀졌다. 오늘 만약 도시계획심의가 통과 되더라도 무효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남산 곤돌라 설치를 생태환경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허울뿐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