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IUCN이 갱신한 멸종위기 4종

2023-12-16     박연정 기자
푸른바다거북. (사진 WWF Philippines)/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8)가 지난 12일 폐막한 가운데 세계자연보전연맹(이하 IUCN)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COP28에서 IUCN은 기후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동·식물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만4000종이 멸종위기에 처했으며 적색목록 15만7000종이 갱신됐다. 이는 각각 지난해보다 2000종, 7000종이 증가한 수치다. 

이번 멸종위기종 적색목록 갱신은 전세계 민물고기종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평가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평가에 따르면 전체 민물고기 1만4898종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3086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IUCN은 "기후위기로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수많은 어류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힐튼 테일로 IUCN 적색목록 부서 책임자는 "전세계 생물들이 생존에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으며 멸종위기종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IUCN은 보고서에서 대서양연어, 푸른바다거북 등 이번에 멸종위기 등급이 새로 갱신된 동물들을 언급했다. 최근 개체수 변화를 겪은 동물 4종을 꼽아 소개한다.

 

대서양연어(Salmo salar)

대서양연어. (사진 Animal Diversity)/뉴스펭귄

대서양연어는 바다에서 생활하다 산란기가 되면 강을 거슬러 올라가 산란하는 소하성 어류다. IUCN 적색목록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에서 '준위협(NT, Near Threatened)'으로 등급이 상향됐다. 2006년부터 2020년 사이 개체수가 23% 감소했기 때문이다. 

대서양연어는 북유럽과 북미의 제한된 담수에서만 서식한다. 이들은 담수와 바다를 장거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여러 위협을 받는다. 기후위기는 대서양연어 생활주기의 모든 단계에 영향을 미치며 침입성 외래종 서식지를 확장시킨다.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

푸른바다거북. (사진 NOAA)/뉴스펭귄

푸른바다거북은 바다거북 중 가장 크기가 크며 딱딱한 껍질을 가지고 있다. 남태평양 중부에 서식하는 푸른바다거북 개체군과 동태평양에 서식하는 푸른바다거북 개체군은 각각 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와 '취약(VU, Vulnerable)'으로 등재돼 있지만 현재 멸종에 가까워지고 있다.

푸른바다거북은 기후위기로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위협받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고온은 푸른바다거북의 부화 성공률을 낮춘다. 해수면 상승으로 새끼 거북이 익사할 위험도 있다.

 

긴칼뿔오릭스(Oryx dammah)

긴칼뿔오릭스. (사진 Animal Diversity)/뉴스펭귄

초승달 모양의 뿔을 가진 긴칼뿔오릭스는 소과의 포유류다. 긴칼뿔오릭스는 지속적인 보존 노력 덕분에 IUCN 적색목록 '절멸(EX)'에서 '위기(EN)'로 등급이 하향됐다. 긴칼뿔오릭스는 과거 아프리카 사헬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었으나 1990년대 말 야생에서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밀렵과 10년마다 닥친 극심한 가뭄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제 프로젝트를 통한 지속적인 보호 끝에 긴칼뿔오릭스는 야생에 정착하게 됐다. 현재 차드의 와디리메와디아킴 동물보호구역(Ouadi Rimé-Ouadi Achim Faunal Reserve)에 최소 140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새끼 331마리가 탄생했다. 

 

사이가영양(Saiga tatarica)

사이가영양. (사진 Sandiego Zoo)/뉴스펭귄

사이가영양은 카자흐스탄, 몽골,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 서식하는 이동성 초식동물이다. IUCN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에서 '준위협(NT)'으로 등급이 하향됐다. 사이가영양은 98%가 카자흐스탄에 서식하고 있다. 2015년과 2022년 사이 개체수가 1100% 증가해 2022년 5월 기준 130만마리에 이르렀다. 

질병 발생에 매우 취약해 2010년, 2011년, 2015년, 2016년에 대량 폐사했다. IUCN에 따르면 이상기온과 습도로 인한 질병이 발병하면서 2015년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밀렵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했으나 밀렵 방지, 교육 프로그램, 세관 및 국경 공무원 훈련 등으로 개체수가 회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