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서 구조된 중백로, 버려진 낚싯줄에 날개 꼬여 안락사

2023-10-05     이후림 기자
안락사된 중백로.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낚싯줄에 날개가 꼬인 채 구조된 중백로가 결국 안락사됐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낚싯줄에 날개가 꼬인 채 구조된 중백로를 구조했다는 소식과 함께 피해를 입은 개체 사진을 지난달 21일 공식SNS에 게재했다. <뉴스펭귄> 취재 결과 안타깝게도 이 중백로는 구조 당일 안락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낚싯줄에 날개가 꼬인 중백로는 충남 논산 탑정호에서 최초로 목격됐다. 구조 당시 날개깃 끝부분이 낚싯줄에 위아래로 걸려 있어 완관절 부분이 개방골절된 상태였다. 부상을 입은 이후 상당 시간이 흘러 날개부분에 파리알까지 생겨 있었다.

안락사된 중백로.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센터 측은 "개방골절 후 시간이 많이 지나고 오염도 심해 치료 불가능 판정을 받았다. 결국 구조 당일 초진 시 안락사됐다"면서 "낚시 후 처리하지 않은 낚시 쓰레기에 걸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버려진 낚싯줄에 야생동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매년 수차례 발생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야생동물 낚싯줄 얽힘 사고는 충남지역에서만 올해 8건 발생했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25일 버려진 낚싯바늘을 삼킨 괭이갈매기가 구조됐다.

안락사된 중백로.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초진 중인 중백로. 결국 안락사됐다.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야생동물의 운명은 낚시 쓰레기에 걸린 몸 부위와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깃털만 걸려 있거나 별다른 골절이 보이지 않고 빠르게 구조했다면 예후는 좋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몸 전체가 얽혀 있거나, 얽힌 낚싯줄로 인해 개방골절이 생겼다면 안락사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이번에 구조된 중백로 역시 개방골절된 상태로 시간이 꽤 흘러 안락사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센터 측 설명이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측은 "낚시가 허용되지 않은 구역에서 낚시를 하게 되면, 주변 자연물이 많아 낚싯줄이 나무나 돌 틈에 걸려 수거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며 "낚시가 허용된 공간에서만 활동을 부탁드리고, 활동 시 발생하는 쓰레기를 반드시 수거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