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서 송어를 잡아요" 공주대 학생이 뿔난 이유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한 국립대학교 축제에서 운영된 '송어잡이 체험부스'를 두고 동물학대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익명의 제보자 A 씨는 "공주대학교 축제기간에 동물을 앞세워 축제부스를 운영한 학과가 있다"며 26일 오후 <뉴스펭귄>에 연락을 해왔다.
A 씨에 따르면 해당 학과는 스마트수산자원학과다. 공주대학교 스마트수산자원학과는 2021년에 신설된 첨단학과다. 수산업의 발전을 위해 수산자원관리, 양식 및 수산자원가공 관련 전문지식과 기술을 교육한다.
A 씨는 축제 때 운영된 송어잡이 체험부스 관련 사진과 영상을 제공했다. 그가 캡처한 공주대 예산캠퍼스 온라인 게시판에는 스마트수산자원학과 학생회가 올린 송어잡이 체험부스 홍보글과 그에 달린 댓글이 담겼다.
홍보글에 따르면 체험부스는 축제 당일인 25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됐다. 2인 1조로 팀을 이뤄 풀장에 들어간 후 100초 안에 맨손으로 송어를 많이 잡는 게임이다. 가장 많은(무거운) 송어를 잡은 팀에게 경품을 증정한다.
해당 게시글에는 "우리 송어 안 물어요", "이게 광고지", "재밌겠다", "4년 중 제일 기대된다", "전공 진짜 잘 살렸다", "솔직히 부스 중에 이게 제일 궁금하다", "매운탕 끓여주나요?", "꼭 참여해야겠다", "낭만 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의 댓글들이 달렸다.
A 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축제 당일 학생들이 풀장에 들어가 송어를 잡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영상 속 두 학생은 손으로 열심히 송어를 잡으려 하고, 풀장 주변에는 다른 학생들이 이를 둘러싸고 구경 중이다. 흥미, 응원, 아쉬움 등이 뒤섞인 큰 소리도 중간중간 들린다.
A 씨는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학교에서 이런 생명경시적인 행위를 아무도 제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동물에게 불필요하고 비윤리적인 고통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천 산천어축제도 동물학대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립대학교 축제기간에 오로지 재미를 위해 동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공론화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 최대 지역축제이자 세계 4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화천 산천어축제'도 최근 반생명적, 반생태적이라는 이유로 뭇매를 맞고 있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열리지 못했다가 올해 1월 다시 돌아왔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천명선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화천 산천어축제나 이번 공주대학교 송어체험처럼 동물이 이용되는 축제는 해당 동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 역시 고통 인지능력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은 어류는 면역력이 약화되고, 신체에 상처를 입은 어류는 수생균에 감염되기 쉽다.
특히 어류를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맨손으로 포획하는 활동은 어류 간 접촉으로 신체적 손상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높은 밀도 속 급격한 산소 고갈로 인해 저산소증을 유발한다. 그 밖에도 축제에 쓰이는 어류는 축제 전후에 일어나는 운송 과정과 공기 중 노출 등으로 생명에 지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