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무르호랑이 민가 출몰 급증, 원인은?

2023-08-22     박연정 기자
아무르호랑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아무르호랑이 민가 출몰 횟수가 증가했다.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러시아 천연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주 지역 민가에서 아무르호랑이가 181회 나타났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2년 하바롭스크에 아무르호랑이가 민가를 침입한 사례는 98건이었으나 2023년 상반기에 이미 181건이 집계됐다. 이는 작년에 비해 약 2배가 증가한 수치다. 

호랑이 수가 증가하며 올해 호랑이가 주민을 공격하는 일도 3건 발생했다. 이에 극동 지역 행정당국과 경찰 등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아무르호랑이는 시베리아호랑이, 백두산호랑이 등으로 불리 무분별한 사냥 등으로 현재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세계 아무르호랑이 개체수 95%인 750마리가 현재 러시아 전역에 서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랑이 먹이 공급 고갈과 서식지 변화가 주된 원인"이라 분석했다.

사람들의 과도한 삼림벌채로 호랑이 먹이인 멧돼지와 노루의 수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호랑이가 개나 가축을 먹이로 삼기 위해 민가로 출몰한 것이다. 

러시아 현지 민간단체는 "야생 호랑이 먹이 확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야생 멧돼지 사냥을 금지하고 호랑이 서식지에 먹이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무르호랑이 센터 총책임자 세르게이 아라밀레프(Sergey Aramilev)는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극동 지역의 호랑이 출몰은 먹이와 연관이 높은데 2021~2022년 멧돼지 개체수가 2.5배 감소하자 10년 동안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연해주 북서부 지역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며 "혹시나 호랑이와 마주친다면 어떤 경우에도 먹이를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