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100만톤클럽] 쌍용씨앤이 기후대응 노력 '업계 꼴찌'

연간 온실가스 100만톤 이상 배출 7개 시멘트회사 분석결과 쌍용씨앤이 종합점수 24.1점...한일시멘트 57.8점으로 '1위' 시멘트업계 전반적으로 기후위기 대응노력 부족..평균 41점대

2023-06-12     오승일 기자
쌍용씨앤이 동해공장 전경. (사진 쌍용씨앤이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오승일 기자] 국내 주요 시멘트기업 7개사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미온적인 회사는 쌍용씨앤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일시멘트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 등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소장 최동진),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회장 오창환), 국토환경연구원 등 3개 연구기관은 기후전문 뉴스매체 뉴스펭귄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온실가스배출 100만톤클럽 분석’ 두 번째 프로젝트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쌍용씨앤이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가 공동으로 개발한 '기후행동점수'에서 100점 만점 기준에 24.1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일시멘트는 종합점수 57.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번 분석은 국내 시멘트회사 중 ‘100만톤클럽’(연간 100만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에 속하는 7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두 연구기관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노력 등을 '기후행동'으로 정의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후행동지수'를 개발, 각 기업의 기후행동점수를 수치화했다.

기후행동지수는 평가영역 및 핵심지표를 구성한 뒤, 중요도에 따라 영역별로 다른 가중치를 부여해 총점을 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기후행동지수 프로젝트팀은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러 기준과 대안을 고려해 가중치를 할당하는데 이용되는 ‘계층화분석법(AHP : Analytic Hierarchy Process)’과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프로그램 챗-GPT(Chat-GPT)를 활용해 기후행동지수를 산출했다.  

5개 평가영역과 핵심지표는  ▲책임성(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효과성(온실가스 감축율) ▲투명성(지속가능보고서 작성 및 공개 충실성) ▲효율성(탄소집약도/온실가스집약도) ▲적극성(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적극성) 등이다. 

국내 시멘트기업의 온실가스배출량, 에너지사용량 현황. 한일현대시멘트는 2018년에 비해 2021년에 온실가스배출량과 에너지사용량이 모두 증가했다. (그래픽 오승일 기자)/뉴스펭귄

 

온실가스배출량 평균 4.7% 감소, 에너지사용량은 0.6% 증가

7개 시멘트기업의 온실가스배출량 증감률을 살펴보면, 한일현대시멘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6개 기업은 2018년에 비해 2021년에 온실가스배출이 줄었다. 평균 감축률은 4.7%다.

한일시멘트가 483만여톤에서 427만여톤으로 11.5%를 줄여 가장 감축률이 컸다. 이어 성신양회(-7.6%), 아세아시멘트(-7.2%)가 감축률 2, 3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한일현대시멘트는 352만톤에서 382만톤으로 도리어 8.6% 증가했다. 온실가스배출 최다 기업인 쌍용씨앤이는 2018년 1097만여톤에서 1061만여톤으로 3.3% 줄였다. 

쌍용씨앤이는 시멘트회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연간 온실가스배출량이 1000만톤을 넘으며, 전체 기업 중에서도 9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들 7개사의 에너지사용량은 2018년 517만TJ(테라줄)에 비해 2021년 521만TJ로 0.6% 증가했다. 한라시멘트(-8.7%) 아세아시멘트(-3.0%) 한일시멘트(-2.7%) 등은 줄었으나, 한일현대시멘트는 18.0% 증가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희 박사는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이 높다면 온실가스 배출에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에너지사용량 증감만으로 기후행동 정도를 판단할 수 없다”면서 “에너지사용 대비 온실가스배출 효율을 파악할 수 있는 탄소집약도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탄소집약도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7개사 전체로 5.3% 감소,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시멘트가 9.1% 줄어 가장 크게 좋아졌으며, 성신양회(-8.2%)와 한일현대시멘트(-8.0%)도 개선폭이 컸다. 반면 한라시멘트는 탄소집약도가 오히려 4.1% 늘었다.

이윤희 박사는 “한라시멘트의 경우 온실가스배출량이 4.9% 줄었기 때문에 온실가스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에너지사용량이 온실가스배출량 감소폭의 2배에 해당하는 8.7%가 줄었기 때문에 이 두 요소를 반영한 탄소집약도는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멘트회사 기후행동 종합점수. (그래픽 오승일 기자)/뉴스펭귄

기후행동 노력 전반적으로 미흡...시멘트업계 평균 41.6점에 불과 

기후행동지수 프로젝트팀은 시멘트 7개사의 온실가스배출량과 에너지사용량, 탄소집약도 등을 토대로 5개 평가영역에 AHP가중치와 Chat-GPT가중치를 각각 적용해 기후행동지수(100점 만점 기준)를 산출했다. 

AHP가중치 적용결과에서는 한일시멘트(57.8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어 아세아시멘트(51.6점), 삼표시멘트(46.5점), 성신양회(42.3점), 한라시멘트(42.1점), 한일현대시멘트(27.3점), 쌍용씨앤이(24.1점) 등의 순이었다.

특히 한일현대시멘트와 쌍용씨앤이는 20점대의 점수를 받아 시멘트업계에서 기후행동에 가장 미온적인 기업으로 조사됐다.

Chat-GPT가 매긴 가중치를 적용해 평가한 결과에서도 순위에 변동 없이 한일시멘트(59.6점)가 가장 높은 점수를, 쌍용씨앤이(24.9점)가 최하점을 받았다.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산출한 가중치를 적용했을 때도 각 기업이 받은 종합점수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일시멘트는 온실가스감축률이 핵심지표인 효과성, 온실가스감축목표의 적극성, 그리고 탄소집약도로 평가하는 효율성 등 3개 영역에서 7개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간 온실가스배출량을 재는 책임성 항목에서는 아세아시멘트의 점수가 가장 높았고, 종합점수 최하위인 쌍용씨앤이는 이례적으로 투명성에서 가장 높게 평가받았다. 투명성은 지속가능보고서의 작성 공개 충실성으로 평가한다. 

쌍용씨앤이는 책임성과 적극성, 효율성에서 각각 최하위였고 한일현대시멘트는 효과성과 투명성에서 각각 꼴찌였다. 

한편 쌍용씨앤이는 202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부터 국내 시멘트업계에서는 유일하게 ESG종합평가 A등급을 받았다. 또 같은해 한 인터넷언론사가 주최한 '건설부동산 대상 시상식'에서 ESG경영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동진 소장은 “국내 기업들이 온실가스배출 관련 자료를 과연 얼마만큼 투명하게 공개하며 개선의지를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국내 시멘트 업종의 경우 정보공개의 투명성이나 2030 탄소중립 목표 설정 등에서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향후 다른 업종의 100만톤클럽을 대상으로 분석을 계속해봐야 확실하게 드러나겠지만, 시멘트업종의 종합점수 평균이 41점대라는 점은 이 업종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