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적응이 중요' 경험 못한 폭염에 취약한 지역들

2023-04-26     임병선 기자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이례적 폭염에 유독 취약한 지역을 집계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University of Bristol) 연구진은 전 세계에서 폭염에 가장 취약한 지역을 평가한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25일(현지시간) 게재했다.

폭염 취약도를 나타낸 지도. 붉은 곳일수록 그간 경험하지 못한 폭염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사진 University of Bristol)/뉴스펭귄

연구진은 인구 밀도와 경제 발전 정도, 해당 지역이 경험한 적 없는 폭염 발생 가능성 등을 함께 분석해 지역별 폭염 취약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프가니스탄, 파푸아뉴기니, 중미 일부 지역이 폭염에 가장 높은 취약성을 나타냈다.

소득이 높은 지역인 베이징과 유럽 중부는 인구 밀도가 높아 중간 위험 지역으로 꼽혔다. 한국은 호주 서부, 인도 남단 등과 함께 낮은 위험 지역에 속한다.

(사진 Thompson, V., Mitchell, D., Hegerl, G.C. et al. The most at-risk regions in the world for high-impact heatwaves)/뉴스펭귄

해당 연구는 단순히 어떤 지역에서 기록적 폭염이 나타날지 예측한 것이 아니라, 폭염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해당 지역에 나타나지 않았던 폭염이 갑자기 나타나면, 대비하지 못한 탓에 피해가 클 것으로 가정했다.

지구가열화로 인해 폭염, 한파 등 극한 기상현상은 특정 지역에서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영향은 국가가 어떻게 대비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변하는 기후에 대비하는 것을 '기후적응'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대만은 열대 지방에 속해 난방 시설이 부족하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북극의 공기가 기존보다 남쪽으로 넓게 퍼지는 ‘북극한파’가 찾아오면서 사망자 99명을 기록했고, 올해 1월에도 낮은 기온 때문에 2일 만에 146명이 숨지기도 했다.

논문 주저자인 브리스톨대 캐벗환경연구소(Cabot Institute for the Environment) 소속 비키 톰슨(Vikki Thompson) 박사는 “폭염이 더 자주 발생하므로 우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운이 좋았을 수 있는 지역들을 찾아냈다. 이중 어떤 지역은 급격히 인구가 늘고 있고, 개발도상국이며, 매우 더운 나라다. 우리는 이 지역에서 폭염 대비가 잘 이뤄지는지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