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게 덜 미안한 발렌타인데이 즐기는 방법

2023-02-12     남주원 기자
연남동에 위치한 비건 식당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어느덧 발렌타인데이가 성큼 다가왔다. 사랑하는 연인, 가족, 친구에게 달콤한 마음을 선물하는 날. 하지만 지구는 매년 2월 14일이면 지독한 소화불량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각종 포장재 쓰레기와 지속가능하지 못한 선물과 음식 등으로 말이다. <뉴스펭귄>은 지구를 위해 조금 더 나은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꽃

세월이 지나도 꽃 선물은 기념일에 빠지지 않는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이제는 화훼산업에서 발생하는 여러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더 나은 대안책을 모색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꽃보다도 화려한 과대 포장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무수히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비행기나 트럭을 통한 탄소발자국도 무시할 수 없다. 현지에서 재배할 수 없거나 제철이 아닌 꽃을 타지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특별한 날 꽃다발 대신 화분에 심은 식물을 선물하는 추세다. 며칠 후면 시들어 버려야 하는 꽃다발보다 오래 두고 키울 수도 있어 더욱 지속가능한 방안으로 떠오른다.

꽃 선물을 할 경우에는 먼 곳이 아닌 본인이 사는 지역에서 재배된 꽃을 산다. 또 꽃집 사장님께 이렇게 말하길 권유한다. “포장 없어도 되니까 그냥 손에 들고 갈게요. 꽃만 주세요.”


2. 초콜릿

'발렌타인데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달콤한 초콜릿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초콜릿에는 카카오 열매, 팜유 그리고 우유가 들어간다. 

문제는 카카오 열매와 팜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무분별하게 벌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은 그것들을 얻기 위해 심각한 환경적,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

이번 발렌타인데이에는 사랑하는 이에게 초콜릿 대신 보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것을 선물하면 어떨까. 초콜릿을 줄 경우에는 비건 초콜릿을 주길 추천한다. 

가까운 비건 전문 베이커리나 마트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집에서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비건 초콜릿 레시피가 수두룩하다.


3. 식사

연인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대신 건강한 채식 한 끼 즐기길 제안한다. 비건 옵션이 있거나 전문 식당에 가서 먹을 수도, 제철 채소와 과일로 직접 요리해 먹을 수도 있다.

'육식이 환경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간단히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공장식 축산은 광대한 산림지대를 깡그리 밀어버리고 가축 사료에 쓰일 대두(콩) 농장을 조성한다. 그렇게 만든 사료를 먹은 동물들이 우리의 식탁 위로 온다. 

산림 벌채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으로 수많은 야생동물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심지어 공장식 축산을 위한 동물 사육은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다.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각각 이산화탄소의 28배, 265배에 달하는 온난화를 야기한다. 

이번 발렌타인데이에는 연인과 함께 이런 대화를 나눠보자.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지속가능한 사랑을 위해. 오히려 더 로맨틱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