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도 사람처럼'…미국, 세계 최초 꿀벌백신 허가

2023-01-09     이후림 기자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전염병을 이겨내기 위해 꿀벌도 사람처럼 백신을 맞을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농무부(USDA)가 미국 생명공학기업 '달란애니멀헬스(Dalan Animal Health)'가 만든 세계 최초의 꿀벌용 예방 백신 조건부 사용을 승인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꿀벌 개체 수 급감에 따른 조치다.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꿀벌은 최근 서식지 손실, 과도한 살충제 사용, 기후위기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해 개체 수가 급감했다.

식량안보를 우려한 미국 정부가 백신 사용을 허가하고 '꿀벌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 꿀벌용 백신은 페니바실러스 박테리아에 감염된 꿀벌 유충이 옮기는 전염병인 '미국형 부저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개발됐다. 이 전염병은 전체 군체를 파괴할 수 있을 만큼 전염성이 높고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여왕벌이 먹는 로열젤리에 이 백신을 투입해 전염병 확산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백신을 섭취한 여왕벌 난소에 백신 성분 일부가 저장되면, 알에서 부화한 유충이 면역력을 갖게 돼 부저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는 방식이다. 

당국은 꿀벌 백신 최초 허가를 통해 질병으로 인한 꿀벌 사망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실제 꿀벌은 작물, 과일, 채소, 식물 등 수분 작용을 비롯해 생태계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꿀벌은 과일, 견과류, 채소 대부분의 수분을 책임지며 세계 식량 90%를 공급하는 상위 100가지 작물 중 약 70가지의 수분 또한 담당하고 있다.

꿀벌 개체수가 감소할 경우 생태계 교란과 더불어 인류 식량안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기후위기, 서식지 감소, 과도한 살충제 사용 등 이유로 꿀벌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꿀벌은 전국 곳곳에서 사라지거나 집단 떼죽음을 당해 우려를 산 바 있다.

사라지는 꿀벌 개체군을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는 다양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꿀벌용 백신을 허가했고 일부 유럽 국가는 도시 곳곳에 꿀벌 보호시설을 설치하거나 나아가 시민권을 부여한 국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