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멸종위기됐어요 #4] '나랑 결혼하자' 혼인색 붉은 새미

2022-12-29     임병선 기자
(그래픽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민물어류 새미는 몸 전체를 가로지르는 검고 두꺼운 줄이 특징이다. 다른 잉어과와 비슷하게 머리 앞부분과 몸이 둥글다. 산란철이 되면 특히 수컷에게 강한 혼인색이 나타나 지느러미 일부가 붉은색을 띤다.

새미는 2023년부터 적용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개정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신규 지정됐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앞으로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 

새미는 몸길이 10~12cm 정도로, 주둥이 주변에 수염 1쌍이 있다. 찬 물을 좋아하는 냉수성 어류로 하천 상류나 계류에서 바위 틈에 서식한다. 먹이는 돌 등에 붙은 조류, 물 속 곤충 등이며, 알을 낳는 시기는 6월쯤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돌 크기가 큰 환경에서 주로 출현한다.

산란철에는 지느러미에 붉은색 혼인색이 나타난다 (사진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크리에이터)/뉴스펭귄

새미는 한강 수계에 주로 서식하며, 환경이 매우 잘 보전된 수역에서만 살 수 있다. 수계는 하천, 호소 등 같은 물줄기를 이루는 하나의 계통을 의미한다. 새미는 강릉 하천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1990년대 이전 출현 기록이 없어 학자들은 2000년 이후 한강 수계에서 강릉으로 도입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1년 고수생태연구소와 인천대는 국내 새미 분포와 서식지 특성, 멸종위협을 조사해 연구결과를 내놨다. 논문 제목은 ‘한국산 냉수성 어류 새미(잉어목, 잉어과)의 분포현황 및 멸종위협평가’다. 이 연구에서는 2013~2019년 조사 때 새미가 서식하는 지점은 64개였는데, 2021년 조사에서는 48개로 나타났다. 25%가 줄어든 것이다.

뚜렷한 서식지 감소는 새미가 멸종위기종으로 신규 등재된 이유다. 새미를 비롯한 어류전문가 변화근 교수는 “새미가 국내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가장 큰 원인은 인간활동으로 하천정비와 수변부 개발에 따른 서식지 교란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새미 서식지가 줄어든 상세 원인은 교량공사, 골재채취 등 하천공사로 추정된다. 또 남한강 서식지는 저수지로 바뀌거나 유원지로 활용되는 등 생태교란이 일어나고 있기도 했다. 2002년과 2003년 각각 태풍 루사와 매미가 서식지를 강타하면서, 홍수와 이를 복구하는 공사과정에서 서식지가 크게 변하기도 했다.

(사진 박종영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뉴스펭귄

지구가열화로 인한 수온변화도 새미 서식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새미는 냉수성 어종이라 수온이 상승하면 서식지와 개체군이 축소된다. 변 교수는 “국내 서식지 중에서는 동해 인근 수역이 다른 서식지에 비해 해발고도가 낮다. 과거에 비해 수온상승 압박을 많이 받아 안정적인 서식지 유지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변 교수는 이번 멸종위기종 등재에 대해 “새미는 서식지에 인위적 영향이 가해지면 사라지는 어종이므로 법정보호종으로 지정되면 이 종이 서식하는 하천의 정비 및 개발이 제한된다”며 결과적으로 새미가 서식하는 하천은 자연상태로 잘 보전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