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었다 가세요~' 이탈리아서 개장한 꿀벌 호텔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사람이 아니라 꿀벌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호텔이 최근 이탈리아의 한 공원에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엠폴리시의 파비오 바르소티니(Fabio Barsottini) 부시장은 이 도시의 세라발레 공원에 '꿀벌 호텔'을 열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바르소티니 부시장은 "엠폴리에 꿀벌을 위한 호텔을 설치하는 것은 꿀벌을 돕고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방법"이라며 "사람들이 매우 중요한 수분매개자인 꿀벌에게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민들이 정원이나 집 테라스에도 이 좋은 방법을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꿀벌 호텔은 중요한 수분매개자인 꿀벌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됐다. 전 세계 식량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을 통해 만들어질 정도로 그 역할이 크지만, 과도한 살충제 사용과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테시 미네르바 협동조합(Sintesi Minerva Cooperative)에서 제작한 꿀벌 호텔 18채는 도시 각지에 설명 표지판과 함께 배치될 예정이다.
속이 빈 갈대나 암벽의 틈 같은 좁은 공간에서 알을 낳는 습성이 있는 뿔가위벌, 가위벌, 뒤영벌 등과 같은 꿀벌들이 주 '고객층'이다.
이 밖에도 꿀벌 보존의 필요성이 알려지면서 개인 정원이나 테라스에 호텔을 설치해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꿀벌 호텔을 설치한 네티즌들은 "예약이 다 차서 더 이상 방이 없다", "내 호텔 투숙객들이 자랑스럽다", "이렇게 많은 꿀벌이 호텔에 온 것은 처음이다" 등 꿀벌 고객들의 이용 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Red Mason Bee in the bug hotel today. Thought it was time to break out the ol' probe lens with all the insect activity picking up recently pic.twitter.com/PtTc5foAPK
— Whistling Joe (@whistling_joe) May 16, 2022
매년 5월 20일은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이다. 식량 생산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꿀벌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17년 유엔(UN)이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