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호강 여행 떠나볼까?' 금강수계 생태관광지 5선

  • 조은비 기자
  • 2021.11.17 16:10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전경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전경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시인 정호승은 '바닷가에 대하여'라는 시에서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고 노래했다. 일터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줄 곳, 일종의 케렌시아 같은 곳을 시인은 '바닷가'로 표현했다. 우리가 특정한 곳을 찾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유명 명소여도 좋고, 붐비지 않는 휴식처도 좋다. 찾아간 곳이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이라면 심신의 힐링에 얹혀진 덤이라 할 수 있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금강을 따라 충청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생태관광지 5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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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안터지구

옥천안터지구는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에서 안남면 연주리를 아우르는 지역에 조성된 생태관광지다. 멸종위기종 수달, 삵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보전 가치가 뛰어나 지난 5월27일 생태관광지로 지정됐다.

이곳에서는 금강유역환경청 등 관내 기관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지난달 26일 열린 일일체험에서 참가자들은 둔주봉 트레킹, 덕실마을 두부만들기 등으로 가을여행의 재미를 만끽했다. 

옥천 9경 중 1경이라고 불리는 둔주봉.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걷다보면 둔주봉 전망대에서 '한반도지형'이 내려다보인다. 실제 한반도를 980분의 1로 축소한 크기다.

둔주봉 전망대에서 보이는 한반도지형 (사진 옥천군)/뉴스펭귄

일일체험에서 가장 호응이 높았던 것은 덕실마을 두부만들기. 지역 내에서 재배한 콩을 가마솥에서 끓여 만든 두부 맛에 참가자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일일체험을 주관한 최수경 금강생태문화연구소 박사가 전했다.  

두부만들기 체험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체험프로그램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청 자연환경과 윤선미 주무관은 "내년 중에 정지용 시인과 관련된 문학프로그램, 반딧불체험학습 등이 생겨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청호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향수호수길도 함께 들리면 좋을만한 트레킹 코스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 '향수'를 작성한 정지용 시인 고향이 옥천이라는 점을 반영해 '향수호수길'이라고 명명됐다.

향수호수길 (사진 옥천군)/뉴스펭귄

 

서천 유부도

서천 유부도는 39만 마리의 조류가 살아가는 새들의 낙원이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 더욱 풍성한 생태계를 갖췄다. 멸종위기종 검은머리갈매기, 넓적부리도요 등 철새들이 자주 방문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326호 검은머리물떼새의 최대 서식지다.

유부도를 체험하고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관광은 2016년부터 운영돼왔다. 지난 4일 유부도를 찾은 방문객들은 철새관찰 뿐 아니라 해변정화활동에도 참가, 체험과 봉사의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해변정화활동 (사진 금강생태문화연구소)/뉴스펭귄
철새들을 관찰하는 참가자들 (사진 금강생태문화연구소)/뉴스펭귄

이 밖에도 서천조류생태전시관에서 생태 관련 설명을 듣고 장항송림에서 트레킹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문가에게 환경 관련 교육을 듣고, 정화활동도 겸하는 일석이조 체험이다. 

최수경 박사는 "이날 참가자들이 모두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장항송림 트레킹 (사진 금강생태문화연구소)/뉴스펭귄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반짝이는 호수 물결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탑정호 인근에 있는 수변생태공원 방문을 추천한다. 탑정호는 충남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있다. 억새길이 조성돼 운치가 넘치는 수변생태공원도 그중 한 곳이다.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수변생태공원에 조성된 억새길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수변생태공원에 조성된 억새길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수변생태공원에서 이어진 수변데크 둘레길은 탑정리석탑까지 2.94㎞를 이동할 수 있다. 잔잔한 호수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수변데크 둘레길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수변데크 둘레길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새들이 떼를 지어 유유히 헤엄치거나 날아다니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멸종위기종 큰고니를 포함해 고방오리, 가창오리 등 4만여 마리 철새들이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수변데크 둘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동양에서 가장 긴 600m 길이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출렁이는 다리를 걸으며 아래를 보면 철망 바닥 사이로 일렁이는 호수 물결을 볼 수 있다.

탑정호 출렁다리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탑정호 출렁다리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바닥 철망 사이로도 일렁이는 호수를 볼 수 있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바닥 철망 사이로도 일렁이는 호수를 볼 수 있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천내습지

천내습지는 금강유역에 형성된 유일한 하천습지로, 멸종위기종 감돌고기, 두드럭조개 등 총 672종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21만53㎡ 규모 습지로 형성돼있다.

천내습지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천내습지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천내습지를 헤엄쳐 다니는 오리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천내습지를 헤엄쳐 다니는 오리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인근에 있는 금강생태학습관과 에코습지교육원을 방문하면 천내습지에 대해 더 자세한 환경교육을 들을 수 있다. 두 건물은 도보로 1~2분 거리로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다. 금강생태학습관 앞터는 캠핑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금강생태과학체험장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금강생태과학체험장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에코습지교육원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에코습지교육원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교육을 듣고 금강솔바람길에서 트레킹까지 체험한다면 자연의 보고인 천내습지 방문을 더욱 깊게 즐길 수 있다.

 

적벽강

적벽강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적벽강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깎아내린 듯한 붉은 기암절벽이 감탄을 자아내는 적벽강. 천내습지에서 차량으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에 위치해 있다. 

절벽이 얕은 강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고, 붉게 물든 단풍이 산을 메꿔 절경을 이루고 있다. 자연 속에서 깊은 상념에 잠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 때문인지 적벽강은 캠핑을 하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다. 적벽강 맞은편에 있는 오토캠핑장에서도 숙박을 할 수 있다.

적벽강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적벽강은 물이 맑아 1급수에서만 발견된다는 쉬리, 쏘가리, 꺽지, 다슬기 등이 살고 있으며 멸종위기종 수달, 남생이도 서식한다.

이밖에 소황사구와 두웅습지 등도 충분히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생태관광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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