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젖줄, 미호천은 어떻게 다시 살아나고 있을까?

  • 조은비 기자
  • 2021.11.10 18:22
미호천 전경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충북 청주의 젖줄 미호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민관이 손을 맞잡았다. 

미호천(美湖川)은 그 이름처럼 아름다운 경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이산에 있는 망이산성에서 발원해 충북 청주시, 충남 연기군을 거쳐 금강에 합류하는 강으로, 길이가 39.07km에 이른다. 금강의 제1지류 하천.

미호천 전경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금강 본류 유량에 미호천 기여 비율이 38%로 가장 높다. 지류 가운데 유입되는 양이 가장 많다는 것은 그만큼 본류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따라서 금강 수질을 위해서도 미호천의 수질관리가 중요하지만, 산업개발과 축산업 등으로 미호천 일대가 훼손되면서 여름철 녹조발생, 수질오염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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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관리를 맡고 있는 금강유역환경청(이하 금강청)은 미호천 수질개설은 행정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 민간과 학계의 힘을 모으는데 주력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미호천 수질개선 민·관·학 합동협의체'를 구성하고, 1차적으로 수질오염물질 정밀분석을 마쳤다. 그 결과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 중 87.2%가 축산계 및 토지계 오염물질인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같은 해 11월 11일에는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에서 '생화학성 산소요구랑(이하 BOD), 총인(이하 T-P) 배출총량 자발적저감 협약식'을 개최하고 오·폐수 배출총량을 줄이기 위한 목표를 설정했다. BOD와 T-P는 물이 오염된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낮을수록 수질이 개선됐다는 뜻이다.

8개 대형배출사업장은 2023년까지 오·폐수 배출총량을 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이날 협약식에서  ㈜삼성 SDI 청주공장 등 8개 대형배출사업장은 2023년까지 오·폐수 배출총량을 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9년 배출총량은 BOD 기준 6만5499㎏으로, 5% 감축량은 3275㎏ 규모에 해당된다. 이는 약 27만 가구, 소 6550마리, 돼지 3만2750마리가 배출하는 양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금강청은 밝혔다. 

미호천 수질에 큰 영향을 끼치는 퇴비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금강청은 시민들로 구성된 '환경지킴이'와 협력해 지역 내 방치축분을 제거해 왔다. 방치된 축산분뇨를 제거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장마철에 강으로 유입돼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치축분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제거된 방치축분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금강청은 올해에는 축산농장들이 오염물질 배출을 자발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계도활동을 벌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미호천 유역 7개 지자체 소속 농업기술센터와 지난 8월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으로 농업기술센터 전문가들이 각 농지에 적합한 퇴비와 적정량을 분석해 내면, 이를 토대로 금강청 환경지킴이가 내년부터 축산농장 등을 방문해 설명하는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금강청은 오염물질 배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6월 미호천 유역 200t 이상 폐수배출 사업장 31곳을 특별점검, 총 18곳에서 27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해냈다. 그중 폐수배출시설 설치 미허가 1건과 대기 배출시설 가동개시 미신고 2건으로 적발된 업체에는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민간과 학계와 함께 다방면의 노력이 이뤄지면서 미호천 수질도 나아지고 있다. 금강청에 따르면 미호천 수질은 2019년 기준 4.8BOD, 0.128T-P에서 2020년 3.9BOD, 0.097T-P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

수질이 개선되면서 올해 1월에는 멸종위기 Ⅰ급 흰수마자 3마리가 발견되는 희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흰수마자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미호천 서식은 1980년대 중반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 Ⅰ급 흰수마자 (사진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제공)/뉴스펭귄

정종선 금강유역환경청장은 "미호천은 금강 제1지류 하천으로 미호천 유역 주민들 생활환경뿐 아니라 금강 중·하류 수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하천으로 중요성이 크다"며 "금강청에서는 미호천 유역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력 및 공조해 수질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호천 전경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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