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은 처음이라⑤] "맛·환경·건강 전부 포기 못해"... 비건 쿠키가 답이다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최근 쿠키데이, 빼빼로데이, 핼러윈데이 그리고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까지 각종 간식거리 및 과자 선물세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해의 끝을 매듭지으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연인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이번 기회에 맛있고 환경까지 생각하는 '비건 쿠키' 선물은 어떨까. 

비건 쿠키는 말 그대로 비건, 즉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쿠키다. 일체의 동물성 재료를 첨가하지 않고 식물성으로 대체해 만든 쿠키를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비건 쿠키를 찾고 있다.

"최근 비건 스낵 수요가 확연히 늘어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매출 규모는 매해 400%이상 성장하고 있고요. 처음 출시했을 때는 소규모 스타트업인 저희 SNS 팬층에 반응이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비건 간식’ ‘비건 쿠키’ ‘비건 스낵’ 등 키워드 검색을 통해 들어올 만큼 소비자들의 비건 스낵 수요가 높아졌음을 체감하는 중이에요"

국내 순식물성 식품 브랜드 '잇츠베러(EAT'S BETTER)' 크래커·쿠키 담당 매니저인 이진(이하 이진PM) 씨가 뉴스펭귄에 지난 12일 밝힌 자사 매출량 추이다.

비건 쿠키는 동물로부터 유래된 식품이 일절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베이킹 과정에서 당연하게 쓰이는 계란, 우유, 버터 등 많은 동물성 원료가 식물성으로 대체된다. 

우유 대신 두유나 아몬드밀크·오트밀크, 계란 대신 두부나 바나나 또는 치아씨드, 버터 대신 코코넛오일·올리브오일 등 식물성 유지류, 꿀 대신 대추시럽·메이플시럽처럼 다양한 대체제를 사용한다.

비건 쿠키를 만들고 또 찾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양하지만 크게 환경, 건강, 윤리적(동물복지) 측면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때문에 많은 비건 쿠키 제조업자들이 동물성 재료를 거부할뿐만 아니라 'NON-GMO', '글루텐 프리', '팜유 프리' 등을 함께 내걸고 있다. 

이진PM은 "소비자들이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원료에 관한 세부정보를 많이 묻습니다. 특히 비건이 꼭 글루텐 프리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밀가루 안 들어간 것 맞나요?’라는 질문이 많아요"라고 전했다.

글루텐 프리는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은 식품이다. 밀가루에 있는 단백질은 대부분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라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밀가루에 수분을 넣고 반죽하면 이 두 성분이 결합하면서 글루텐이 된다. 

복부팽만감, 설사, 두통 등 글루텐 불내증이나 아토피·알레르기처럼 밀가루를 섭취한 후 글루텐을 체내에서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글루텐 프리 식품을 찾는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문의도 많다. GMO는 유전자 변형 식품, 즉 인간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작한 식품을 말한다. 반대로 NON-GMO는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고 그대로 생산 및 수입한 제품이다. 

이진PM은 "(자사 쿠키는) GMO 우려가 되는 원료가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국내 법규상 패키지나 안내 문구에 'NON-GMO 쿠키'라고 쓸 수 없는 제한이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또한 팜유는 기름야자 과육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식물성이지만, 무분별한 열대우림 파괴와 그에 따른 생태계 파괴, 멸종위기·기후위기 등 여러 환경문제로 인해 최근 불매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팜유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팜유 프리라고 한다. 

이처럼 비건 식품에 대한 수요는 하나의 이유에만 국한되지 않고 환경, 건강, 윤리적인 부분이 혼합돼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평소 즐겨 찾는 먹거리에서부터 지구를 위한 노력을 실천하는 것이다. 비건 쿠키나 비건 빵 앞에 '건강한', '자연을 생각하는', '정직한' 등 수식어가 자주 함께 붙는 이유다. 

이진PM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구매층은 비건을 지향하거나 가치 소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20~30대 여성이다. 식물성 원료만으로 고단백·고식이 영양성분 조건을 충족하다보니 식단관리를 하는 고객도 포함된다. 

최근 급부상하는 구매층은 건강 문제로 계란이나 버터, 우유 등을 먹지 못하거나 그러한 아이를 둔 부모들이다. 이를 반증하듯 학교나 어린이집 기관에서 많은 주문을 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먹어요', '부모님이 좋아하세요' 등 리뷰를 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아직 도달하지 못한 다양한 잠재 고객들이 있는 것 같다고 잇츠베러 측은 전했다.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맛과 건강과 환경을 두루 생각하는 고객이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내 몸과 환경까지 똑똑하게 생각하는 소비자 분들이신거죠. 원료와 원산지, 영양성분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셔서 저희도 항상 많이 배우면서 일합니다"

비건 식품업계는 포장과 배송에서도 좀 더 지속가능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비건 디저트 브랜드 널담은 포장·배송 시 종이 분리배출이 가능한 친환경 보냉박스, 자연 분해되는 천연 펄프 크라프트지, 식물성 소재 접착제로 제작된 친환경 종이테이프, 신재생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종이 완충재와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 패키지를 시행 중이다. 

글루텐 프리 디저트 브랜드 숨키친은 종이 완충제로 포장, 유기농 식물성 베이커리 미쁨디저트는 쿠키 종류만 구매 시 종이박스에 배송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비건 식품 회사가 포장과 배송 과정에서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스펭귄은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쿠키를 만드는 국내 비건 스낵·디저트 업체 5곳을 엄선했다. 비건 시장에서는 이미 '핫한' 유명 브랜드부터 인터넷 쇼핑플랫폼에 입점돼 있는 소상공인까지.

브랜드마다 다양한 종류의 비건 쿠키 상품이 있으나, 제품별 영양성분 및 재료 주요사항 비교가 용이하도록 초코맛을 공통 기준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