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꼭지 잠그세요" 쓰레기 쏟아지는 거대 수도꼭지

  • 남주원 기자
  • 2021.11.08 08:14
(사진 '#TurnOffThePlasticTap'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플라스틱 꼭지를 잠그세요(TURN OFF PLASTIC TAP)"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수도꼭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와르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술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벤자민 폰 웡(Benjamin Von Wong)이 선보인 설치작품이다.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폰 웡은 전 세계인에게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플라스틱 수도꼭지를 끄세요(#TurnOffThePlasticTap)라는 예술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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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웡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는 250~300% 증가했다. 게다가 매년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 수백만t이 빈곤국으로 수출된다. 이 국가들은 대부분 폐기물을 관리할 시설조차 없으므로 플라스틱 소비는 치명적인 환경오염으로 직결된다.

(사진 '#TurnOffThePlasticTap'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TurnOffThePlasticTap'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그는 초대형 수도꼭지를 만들기 위해 철거 예정인 건물에서 환기관을 찾아냈고 그것을 자르고, 칠하고, 새롭게 개조했다. 이후 100개가 넘는 페트병을 잘라 여러 가닥의 끈을 만들어 수백 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엮었다.

폰 웡과 자원봉사자들은 몬트리올에서 직접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았다. 그렇게 수거한 플라스틱 빨대만 16만 8000개에 달하며 플라스틱 컵은 1만 8000개, 페트병은 1만 개다.

(사진 '#TurnOffThePlasticTap'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작가는 플라스틱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몬트리올 재활용 시설, 컨테이너 조선소, 매립지, 어린이 놀이터, 캐나다 오카해변이라는 각각 다른 장소 5곳에 작품을 설치했고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와 SNS에 공유했다.

특히 폰 웡은 실제 자신의 조카가 놀이터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속을 기어다니는 장면을 촬영함으로써 수많은 쓰레기로 인해 다음 세대가 받을 피해와 부조리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플라스틱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 조카의 세대, 그 이후의 모든 세대가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진 '#TurnOffThePlasticTap'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이어 "60초마다 트럭 한 대가 넘는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모래밭에서 머리를 들어 해변청소 이상의 것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는 한, 인간이 얼마나 청소를 하든지 상관없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뿐이라는 것이 작품 속에 담긴 메시지다. 즉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 시민들이 모두 플라스틱 위기에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비를 즉각 줄이는 것이다. 

폰 웡은 "실천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폰 웡은 "플라스틱 꼭지(plastics tap)라는 단어를 공공 사전에 도입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 곳곳에 있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폰 웡의 작품을 2차 창작물로 재탄생시켜 "플라스틱 꼭지를 잠그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SNS에 공유하고 있다.

합성된 이미지 속에는 플라스틱 꼭지와 함께 해양동물, 코알라, 캥거루, 북극곰, 인어공주 등이 등장하며 플라스틱 위기를 한층 더 강렬하게 묘사했다.

한편 해당 프로젝트는 프랑스 주재 캐나다 대사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았다. 내년 2월에 열릴 유엔 환경총회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을 논의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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