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천적' 고래는 죽어서도 탄소를 잡는다

  • 조은비 기자
  • 2021.11.04 13:57
(사진 Greater Farallones Association)/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고래 사체가 탄소포집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고래는 일생동안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한 마리당 평균 33t를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그레이터 패럴론스 해양보호구역에서 실시된 연구 결과 고래가 사후에도 탄소포집 작용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해당 보고서는 해양보호단체 '그레이터 패럴론스 협회(Greater farallones association)' 공식 홈페이지에 지난 9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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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몸에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죽으면 해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이때 고래 사체를 '고래폭포'라고 하는데, 조직에 포함된 탄소는 수천 년간 그대로 저장될 수 있다.

이렇게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자원을 블루카본이라고 한다. 고래폭포를 비롯해 해조류도 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해저로 포함시키는 작용을 한다. 해저로 누적된 탄소는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않고 무기한 저장될 수 있다.

탄소를 포집하는 블루카본 자원들. 2번과 3번 단계에서는 무기한으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사진 Blue Carbon in Marine Protected Areas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연구팀은 "고래폭포와 같은 블루카본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흡수되는 것을 촉진하고 탄소를 퇴적물이나 심해로 이동시켜 기후위기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라며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러한 해안 및 해양 과정을 포함하는 것은 탄소배출 감소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수적 요소"라고 전했다.

그레이터 패럴론스 해양보호구역 내 블루카본은 현재 퇴적물에 약 17만5000MgC(메가그램탄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대로 해저에 저장된다면 많은 양의 탄소가 제거될 수 있지만, 해저에 흡수되기 전에 파괴시킬 경우 다시 방출되게 된다. 이는 약 64만3000t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거나 1년 동안 도로에 14만 대의 차량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규모다.

그중 고래폭포는 탄소 약 60%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0%는 해초 및 다시마가 저장한다.

고래 사체 (사진 Blue Carbon in Marine Protected Areas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이 밖에도 고래는 탄소포집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생물이다. 고래는 배설물에 철과 질소가 있어 탄소포집에 효과적인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을 돕는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해양에 필요한 산소 약 50%를 제공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40%인 370억t 가량을 제거한다.

하지만 고래는 수십 년간 진행된 고래사냥 등으로 인해 개체 수가 66~90% 가까이 줄어들었다. 대왕고래의 경우 이전 개체 수의 3%에 불과한 수가 생존해 있다. 과학자들은 고래사냥이 시작되기 전에 있던 개체 수로 회복된다면 연간 약 17억t을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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