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조 원 좌초자산' 위험 직면한 아시아 천연가스 투자

  • 남주원 기자
  • 2021.11.03 11:37
GEM 최신 보고서 한국어판 표지 (사진 Global Energy Monitor 보고서 'Asia’s Gas Lock-In'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추진 중인 천연가스 기반 투자가 좌초될 위험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미국 기후·에너지 연구기관 '글로벌에너지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 이하 GEM)'가 새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에서 3790억 달러(약 447조 원) 규모의 가스 기반 시설 확장에 투자가 계획돼 있으며, 이는 좌초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체 투자 가운데 한국에서 진행되는 사업은 160억 달러(약 18조 8000억 원)를 차지한다. 지난 6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향후 모든 화석연료 개발이 중단돼야만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다"라고 외친 경고가 무색하게도 천연가스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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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전환 시대로 돌입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그만큼 막대한 리스크를 안게 된다.

(사진 Global Energy Monitor 보고서 'Asia’s Gas Lock-In' 캡처)/뉴스펭귄
(사진 Global Energy Monitor 보고서 'Asia’s Gas Lock-In' 캡처)/뉴스펭귄

GEM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신규 가스 기반 시설 투자에 사용될 3790억 달러(약 447조 원)에는 가스 화력 발전소, 가스 파이프라인, 신규 액화 천연가스(LNG) 수입 및 수출 터미널에 들어갈 금액이 포함된다.

아시아 전역에 걸쳐 320GW의 가스 발전소가 개발 중에 있으며, 완공될 경우 해당 지역 가스 발전 용량을 거의 2배 증가시킨다. 이러한 확장은 유럽과 러시아 전체 가스 화력 발전소를 합쳐 놓은 규모와 같으며 전 세계 가스 화력발전 용량을 20% 정도 증가시킨다.

(사진 Global Energy Monitor 보고서 'Asia’s Gas Lock-In' 캡처)/뉴스펭귄

또한 아시아 국가들은 452MTPA(연간 100만t)에 달하는 신규 LNG 수입 터미널 설비를 개발할 계획이며 이는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설비의 70%를 차지한다.

아시아에서 개발 중인 LNG 수입 터미널 및 가스 파이프라인이 완공 후 전면 가동되면 수명 기간 동안 117Gt의 이산화탄소 상당량을 생성할 수 있는 가스를 수입하게 된다. 이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1을 차지함으로써 지구 평균 기온을 섭씨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

(사진 Global Energy Monitor 보고서 'Asia’s Gas Lock-In' 캡처)/뉴스펭귄
(사진 Global Energy Monitor 보고서 'Asia’s Gas Lock-In' 캡처)/뉴스펭귄

한국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소유한 충청남도 당진 LNG 터미널 프로젝트와 경상남도 하동 석탄화력발전소의 가스발전소 전환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 투자 계획 중인 160억 달러(약 18조 8000억 원)에는 당진 LNG 터미널에 제안된 프로젝트가 포함되며 LNG 11.6MTPA를 수입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하동 석탄화력발전소에서는 4000MW 규모 발전소를 LNG 발전소로 전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계획 중이다.

(사진 Global Energy Monitor 보고서 'Asia’s Gas Lock-In' 캡처)/뉴스펭귄

GEM 연구원이자 보고서 저자인 로버트 로잔스키(Robert Rozansky)는 “아시아에서 계획된 3790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사업 확장은 위험한 내기”라며 “이러한 신규 가스 기반 시설이 완공되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는 여러 아시아 국가의 노력이 위태로워지는 동시에 훨씬 값싼 재생에너지에 비해 이미 경쟁력을 잃었고 앞으로 더욱 경쟁력이 없어져 좌초자산만 갖게 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스 시설 투자는 환경은 물론 아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결과만 낳는 계획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는 3일(한국시간) “천연가스 생산과 가공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고려하면 석탄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이 국내외에서 천연가스 관련 설비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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