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콘도르 단성생식 확인" 무정란에서 부화한 새끼 (영상)

  • 이후림 기자
  • 2021.11.01 17:40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조류에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단성생식(수컷 정자 수정 없이 암컷만으로 개체 증식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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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이고동물원 야생동물연합은 멸종위기에 처한 새 캘리포니아콘도르 무정란이  부화한 사례가 최소 2건 확인됐다고 10월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멸종위기 조류 중 단성생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무정란에서 부화한 캘리포니아콘도르 새끼 (사진 샌디에이고동물원 야생동물연합 트위터 영상 캡처)/뉴스펭귄

연구진은 해당 종 보호 및 증식 프로그램 진행 중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콘도르 유전 혈통을 분석한 결과, 새끼 2마리가 부계 혈통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

더욱 놀라운 것은 문제의 어미 콘도르 2마리가 증식 프로그램에서 번식력이 있는 수컷과 함께 생활했다는 사실이다. 해당 개체들은 수컷과 함께 수많은 새끼 콘도르를 부화시킨 바 있다.

수컷과 유전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는 새끼들을 부화시킨 어미 콘도르 2마리는 그동안 수컷과 부부관계를 통해 각각 11마리, 23마리를 부화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이 중 1마리는 단성생식 이후 다시 정상적으로 2번 더 번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콘도르 실험실 표본 (사진 샌디에이고동물원 야생동물연합)/뉴스펭귄

연구진은 "단성생식은 조류에서는 굉장히 드문 현상"이라며 "조류라고 하면 그마저 가금류에 국한돼 나타났고 일반적으로 수컷이 없는 암컷 집단에서 드물게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놀라운 발견"이라며 "고등동물인 새가 암컷 홀로 2세를 생산한 전례는 이제껏 없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고 번식하는 과정 중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고무적인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무정란에서 부화한 새끼 한 마리는 2살이 채 되기 전에, 다른 한 마리는 8살이 되기 전에 사망해 정상적인 암수 만남으로 태어난 개체에 비해 허약한 신체를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캘리포니아콘도르 수명은 최대 60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콘도르 (사진 샌디에이고동물원 야생동물연합)/뉴스펭귄
캘리포니아콘도르 (사진 샌디에이고동물원 야생동물연합)/뉴스펭귄

한편 북아메리카 조류 중 가장 몸집이 크고 무거운 것으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콘도르는 서식지 손실과 밀렵, 납중독 등으로 개체 수가 감소해 한때 야생에서 멸종했다. 이후 미국 정부의 종 복원 노력으로 야생에서 발견되는 개체 수가 조금씩 늘고 있으나, 아직 멸종위기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캘리포니아콘도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단계에 등재됐다.

캘리포니아콘도르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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