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호주까지 흘러간 유령그물, 해양생물 숨통 조인다

  • 조은비 기자
  • 2021.10.23 00:05
유령그물에 걸린 바다거북 (사진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호주 북부 해변으로 유입되는 유령그물이 증가해 해양생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유령그물은 어업 활동 중 분실되거나 버려진 어구를 뜻한다. 바다를 떠다니다가 해양생물에 엉켜 부상을 입히거나 목숨을 잃게 하기도 한다.

호주 최대 규모 종합연구기관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이하 CSIRO)' 연구팀이 수년간의 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주 최북단에 위치한 카펀테리아만에서 유령그물 발견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엘스비어(Elsevier)' 해양오염 부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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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펀테리아만은 퀸즐랜드, 서호주 2개의 주에 걸쳐 있는데, 호주 전체 해안선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넓은 면적이다. 최대 수심이 70m로 얕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거북 6종과 듀공, 톱상어, 귀상어, 바다뱀, 도요물떼새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령그물 유입이 높은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10년간 호주 정부는 카펀테리아만에서 유령그물을 제거하는 수 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해 2015년 기준 약 1만5000개에 달하는 유령그물을 제거했다.

이 밖에도 호주 해양환경보호단체 '유령그물 호주(Ghost Nets Australia)'가 2004년부터 계속해서 유령그물 제거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거되는 유령그물보다 유입되는 양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CSIRO 연구팀은 15년 동안 진행한 항공조사에서 해안선을 따라 발견된 유령그물을 분석한 결과 약 20개 지점 중 85%에서 유령그물 발생률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카펀테리아만에서 발견된 유령그물 (사진 'Abandoned, lost and discarded fishing gear 'ghost nets' are increasing through time in Northern Australia' 논문)/뉴스펭귄

해안선을 따라 발견되는 유령그물 중 약 85%는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다.

2017년 국제 학술지 엘스비어 수산연구 부문에 오른 논문에서도 카펀테리아만에 쌓이는 해양쓰레기 63%가 외국 어업활동에서 발생된 그물, 로프에서 유발됐다고 확인했다.

2003~2008년 해변에서 발견된 2305개 유령그물 중 89%는 외국 원산지로 식별됐으며 그중 95%가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한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령그물은 해양생물 서식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유령그물 호주'는 7년 동안 카펀테리아만에서 8000개 이상의 유령그물을 회수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5000~1만5000마리의 거북이 그물에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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