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포유류 사냥꾼' 재규어, 브라질 습지에선 달랐다

  • 임병선 기자
  • 2021.10.23 00:00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재규어 2마리 (사진 Charlotte Eriksson/OREGON STATE UNIVERSITY)/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브라질 판타나우 습지에 사는 재규어만 가진 독특한 생태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재규어는 일반적으로 혼자 숲을 떠돌며 포유류를 주 먹이로 삼는 동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브라질 판타나우 습지에 사는 야생 재규어들은 다른 지역 재규어와 달리 식단 구성이 수생 파충류와 물고기에 집중돼 있으며, 풍부한 먹이 덕에 영역 구분이 적어지고 다른 개체와 활발하게 소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주립대(Oregon State University) 등 연구진은 브라질 판타나우에 서식하는 야생 재규어 생태를 장기간 연구한 결과, '풍부한 수산자원이 최상위 포식동물의 영역 해체와 밀집을 이끌어냈다(Extensive aquatic subsidies lead to territorial breakdown and high density of an apex predator)'는 제목의 논문을 6일(현지시간) 학술지 '이콜로지(Ecology)'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논문과 함께 재규어가 커다란 물고기를 물고 가는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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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판타나우에 서식하는 재규어 식단 확인을 위해 재규어 배설물 샘플 138개를 확보했고, 이를 분석해 배설물을 구성하는 먹이 9종을 밝혀냈다. 그 결과 판타나우 재규어 식단은 파충류와 어류에 집중돼 있어 일반적인 재규어와 크게 달랐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금껏 연구 대상이 됐던 재규어 중에서 판타나우에 서식하는 재규어가 포유류를 가장 적게 먹는다.

(사진 Charlotte Eriksson/OREGON STATE UNIVERSITY)/뉴스펭귄

판타나우 습지에는 다양한 파충류, 어류가 서식한다. 판타나우 습지에 사는 재규어들은 풍부한 먹이를 기반으로 서로 경쟁하지 않고 활발하게 우호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카메라를 통해 포착한 판타나우 습지 내 재규어 간 우호적 상호작용은 80건이었는데, 이중 68건(전체 중 85%)은 수컷과 암컷 사이에 일어났다. 나머지 12건(전체 중 15%)은 동성 재규어 간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각자가 차지한 넓은 영역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다른 지역 재규어와는 달리 판타나우 재규어는 풍부한 먹이와 우호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영역 구분이 적어지고 개체 밀집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연구진이 설치한 카메라 앞에서 수컷 성체 2마리가 30분 동안 노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는 야생 재규어 간 상호작용으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재규어는 호랑이, 사자, 표범과 함께 표범속에 속하는 대형 고양잇과 육식동물이다. 북미와 남미에 서식하며 판타나우 습지 외에 사는 재규어들은 카피바라와 뉴트리아 등 설치류, 산양, 사슴 등이 주 먹이다. 또 어미와 새끼가 함께 지내는 경우나 짝짓기 할 때가 아니면 대부분의 삶을 홀로 보낸다고 알려졌다.

카피바라를 사냥하는 재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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