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연구소 “SK E&S, 바로사 가스전 사업 철회 진지하게 고려해야”

  • 남주원 기자
  • 2021.10.20 10:59
본문과 상관없는 사진입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업체로 도약중인 SK E&S가 호주에서 추진 중인 바로사(Barossa) 가스전 사업이 친환경과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이하 IEEFA)는 20일(한국시간) 보고서를 발간해 “바로사 가스전 사업의 CCS(탄소포집저장기술)를 적용하겠다는 사업자들 계획은 사업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온실가스 저감에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SK E&S가 CCS를 활용해 바로사 가스전을 “친환경 LNG”라고 홍보한 것에 전적으로 반박하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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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는 호주 현지 석유·가스 기업인 산토스(Santos)와 협력해 바로사 가스전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올해 3월 최종투자결정(FID) 이후 대주단 모집 과정에 있으나 연간 최대 540만t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우려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먼저 IEEFA는 “바로사 가스전은 이산화탄소 함량이 18%에 달해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분리돼 배출된다”고 꼬집었다. 이는 호주에서 가동 중인 이산화탄소 함량 9%짜리 익티스(Ichthys) 가스전과 고르곤(Gorgon) 가스전보다 2배 높은 수치다.

(사진 SK E&S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앞서 SK E&S는 바로사 가스전 사업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대해 CCS로 온실가스를 포집해 바로사 가스전으로부터 400km가량 남서쪽에 위치한 바유-운단(Bayu-Undan) 폐가스전에 저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IEEFA가 내놓은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CCS를 통해 일부 이산화탄소 저장에 성공하더라도 여전히 전체 온실가스의 72%가 대기 중으로 배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CCS로 저감 가능한 이산화탄소는 전체의 28%에 그친다는 말이다.

IEEFA는 “가스전 내 불순물인 이산화탄소의 포집과 저장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라며 "다만 LNG 생산 및 정제 과정의 에너지 공급에 필요한, 천연가스 연소로 인한 배출가스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 포집 및 저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EEFA에 따르면 해상가스전 내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분리된 이산화탄소 182만t만이 CCS 설비를 통해 저장된다. 그밖에 가스처리시설, 압축기, 액화플랜트 가동을 위한 천연가스 발전 등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또한 바로사 가스전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 위해 바유-운단 가스전에 보내는 과정에서만 온실가스 31만t이 추가 배출된다는 것이 기관 측 분석이다.

CCS 활용시 바로사 가스전의 온실가스 배출 예상량 (표 기후솔루션)/뉴스펭귄

IEEFA는 바로사 가스전에 CCS를 추가할 경우 사업 기간이 길어지고 추가 비용으로 경제성도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기관은 “CCS를 도입하면 시추가 이뤄지는 부유식생산저장설비(FPSO) 선박의 설계 변경을 포함해 바유-운단 폐가스전 지층 내 CO2 저장을 위한 압축설비도 신규로 설치돼야 할 것”이라며 “2018년 사업 허가를 받을 때와는 현저하게 달라진 여건이 당국의 승인에 올바르게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에 저자로 참여한 존 로버트(John Robert) IEEFA 애널리스트는 “CCS 도입으로 프로젝트 전반에 설비를 추가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사업 일정도 가동 목표였던 2025년에서 더 이후로 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 파트너들은 바로사 가스전 사업의 철회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후솔루션 오동재 연구원은 “바로사 가스전 사업을 통해 생산된 LNG가 연소 과정에서 배출할 온실가스를 생각한다면, CCS를 통해 감축가능한 온실가스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신규 화석연료 개발 사업에 CCS가 면죄부로써 허용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화석연료 사업의 좌초자산 위험은 더욱 커지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IEEFA는 에너지, 환경과 관련된 재정 및 경제 이슈를 분석하는 미국 연구 전문기관이다. 다양하고 지속가능하며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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