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교육 듣고 싶어요" 청소년 418명의 간절한 요청

  • 조은비 기자
  • 2021.10.15 14:18
남목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환경교육 도입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한국환경교사모임)/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환경교육' 도입 필요성을 절감한 청소년들이 직접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환경교사모임은 국내·외 청소년 418명과 함께하는 '제1회 청소년 환경회의'가 오는 16일 오후 2~4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행사는 환경재단, 강득구TV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제1회 청소년 환경회의' 포스터 (사진 한국환경교사모임)/뉴스펭귄

이날 회의는 '기후비상, 우리는 환경교육을 원한다'를 주제로 9개 팀 발표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환경교육을 받은 후 환경보호를 위해 실천한 활동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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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문중학교 3학년 이지후 학생은 해외에서 이미 환경교육을 도입한 사례들을 나열하며 "환경교육은 기후위기, 환경재난 시대를 맞이한 현재부터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미래의 한국을 포함한 세계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환경교육은 많은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수업 과목이다. 미국 뉴저지주는 2021년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교육과정에 환경교육을 도입했고, 프랑스는 고등학교 3학년이 주당 2시간씩 환경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영국 노스오브타인은 모든 공립학교에 기후 및 환경교사를 1명씩 배치하기로 했고, 이탈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연간 33시간씩 환경교육을 필수로 넣었다.

이지후 학생을 포함한 숭문중학교 환경반은 환경교육 및 환경보호 실천의 일환으로 한강 밤섬을 알리는 '밤섬 기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강에 위치한 밤섬은 겨울철새와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들의 번식지로 중요도를 인정받아 2012년 람사르습지에 지정됐다.

환경반은 이달 8일 서울마포음악창작소에서 열린 '2021 문화-환경 웨비나'에 참가해 '청소년이 생각하는 밤섬의 가치, 미래의 밤섬'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1 문화-환경 웨비나'에 참가한 숭문중학교 학생들 (사진 한국환경교사모임)/뉴스펭귄

한강 밤섬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한강 밤섬이 국제적인 람사르습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는 317명 중 32.2%가 '알지 못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한국환경교사모임)/뉴스펭귄

밤섬 인식을 높일 수 있는 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안내표지판, 관찰 테크, 망원경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방안이 높은 동의를 얻었다.

(사진 한국환경교사모임)/뉴스펭귄

이 밖에도 경의선 인근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플로깅'을 실천하고, 폐안경, 폐휴대폰을 수거해 망원시장 카페M과 자원순환연대에 보내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환경보호에 나섰다.

경의선 플로깅 (사진 한국환경교사모임)/뉴스펭귄
폐안경, 폐휴대폰 수거 (사진 한국환경교사모임)/뉴스펭귄

한국 학교를 다니다가 싱가포르로 전학간 학생 발표 내용도 눈에 띈다.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수 학생은 "싱가포르에 있는 IB 학교에 다니고 있다. IB는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과정으로, '환경 시스템과 사회'라는 과목이 포함돼있다"라며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대한민국 학교에서는 환경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많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의문을 가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수 학생은 환경교육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들이 환경과 관련해 어떤 인식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 내용의 논문을 작성했다.

그는 "(연구 결과) 환경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환경과 관련해) 기술발전에 더 중점을 두고 있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인간중심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대한민국에서 환경교육이 필요하고, 단순히 인간의 법과 제도를 넘어서 환경을 사랑하고 아끼는 교육 방향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서울 숭문중, 경기 초월고, 충북 미호중, 충북 서전고, 울산 남목고 학생들이 환경교육 도입을 요청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도 함께 방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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