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수도 직접 만들어 쓰는 이 새, 태블릿도 쓸 줄 안다 (영상)

  • 임병선 기자
  • 2021.09.30 16:34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똑똑한 뉴질랜드 새, 케아가 사람이 태블릿을 쓰듯 터치스크린을 이용할 줄 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The University of Auckland) 연구진은 뉴질랜드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조류 케아(Kea)가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정도로 똑똑하지만, 현실과 가상 세계는 구분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 Animal Mind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케아가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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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 실험에 앞서 연구진은 먼저 케아가 터치스크린 사용법을 습득할 수 있도록 먹이처럼 생긴 물체가 화면에 나타나고 케아가 터치하면 먹이를 제공받는 과제를 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쓰는 터치스크린은 발톱, 부리 등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연구진은 화면 속 물체 그림이 나타난 곳에 땅콩버터를 발라 케아에게 혀가 닿으면 동작한다는 점을 습득하게 했다.

연구진은 이후 공이 양쪽 박스 중 한 곳으로 굴러들어가는 실물 실험 도구를 만들었다. 이 도구를 이용해 공을 굴리고 케아에게 공이 들어간 박스를 맞추면 먹이를 줬다.

(사진 Amalia P. M. Bastos, Patrick M. Wood and Alex H. Taylor)/뉴스펭귄

이후 케아가 같은 법칙을 가상 환경에서도 적용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터치스크린에 앞서 만든 실험도구와 같은 원리가 적용된 프로그램을 띄웠다. 

연구진은 프로그램에서 케아가 화면 속 양쪽 박스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지켜봤다. 그 결과, 케아는 실물로 한 실험과 같이 공이 들어간 쪽 상자를 선택했다.

(사진 Animal Mind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또 연구진은 케아가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분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공이 박스로 굴러들어가는 부분은 터치스크린에 프로그램으로 띄우고, 박스는 실물로 화면 양 옆 아래에 붙여 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케아는 마치 터치스크린을 누르듯 실제 박스 앞면을 핥았다. 연구진은 케아가 현실과 가상 세계를 혼동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케아가 현실과 터치스크린을 구분 못한 점이 인간 유아와 대조된다고 밝혔다. 다른 연구진 선행 연구에서 19개월 된 인간 유아는 비슷한 실험에 참여했을 때, 현실과 가상을 구분했다.

연구진이 이런 실험을 기획한 계기는 그동안 케아가 매우 똑똑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앞유리 와이퍼를 적으로 착각하고 공격을 가하는가 하면, 뉴질랜드에 방문한 한 스콜틀랜드인의 여권을 훔친 사례도 있다. 앞서 뉴스펭귄은 윗 부리가 부러진 케아 1마리가 마치 사람이 의수를 사용하듯 조약돌을 물어 물체를 집는 사례를 보도했다.

한편, 케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앵무새로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위기(EN, Endangered)종으로 분류됐다. 깃털이 대부분 초록색이지만 날개를 펼치면 주황색 깃털이 드러나는 점이 특징이다. 뉴질랜드에만 서식하고 4000여 마리만 남았으며, 주요 멸종 위협은 목축업, 교통 개발, 기후위기로 인한 서식지 변화 등이다.

날개를 편 케아 (사진 klaasmer - flickr)/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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