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님, 2008년에 한 약속 잊으셨나요?"

  • 이후림 기자
  • 2021.09.29 17:20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2008년부터 스타벅스가 약속한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 사용이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는 스타벅스 종이컵 내부에 코팅된 플라스틱 폴리에틸렌 탓에 재활용이 불가하다고 지적하면서 해당 회사가 2008년부터 약속한 재활용 종이컵 생산 및 사용이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에틸렌은 액체가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종이컵 내부에 처리하는 얇은 플라스틱 라이너다. 이를 종이쓰레기와 분리하는 과정이 복잡해 종이컵은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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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대부분 소비자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타벅스 고객 83%가 스타벅스 종이컵이 재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비자 60%는 스타벅스 종이컵이 재활용 불가하다는 사실이 향후 구매행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스타벅스가 완전히 재활용 가능한 컵을 생산하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활동가들 (사진 'Stand.Earth'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해당 여론조사를 진행한 지속가능어워즈(SEAL Awards) 매트 하니(Matt Harney) 대표는 "나도 최근까지 소비자 83%와 마찬가지로 종이컵이 재활용 가능하다고 믿었다"면서 "전문가가 아닌 이상 재활용 가능 여부를 소비자가 일일이 알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기업 도덕성 및 리더십과 직결된다. 정직이란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아도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속가능어워즈는 지난 8월 '#UpTheCup' 캠페인을 시작, 스타벅스에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 사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청원에 소비자 6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마트플래닛이 개발한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 (사진 'Smart Planet Technologies')/뉴스펭귄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재활용 및 퇴비화 가능한 종이컵 등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 이미 상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현하지 않고 있다. 

실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타코벨 등 다양한 대기업이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으로 변경한 데 반해, 스타벅스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여러 차례 접촉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술을 채택하지 않았다.

기술을 가진 기업 중 한 곳인 스마트플래닛(Smart Planet Technologies) 로렌지(Lorenzi) 대표는 "스타벅스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척한다"면서 "(스타벅스는) 2022년까지 컵과 포장재 재활용, 퇴비화, 재사용 가능성을 2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과연 2022년이 최종 목표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기한을 정한 사례는 지금까지 대략 5번째다. 2008년에는 2012년까지, 2010년에는 2015년까지, 2015년에는 2020년까지, 지금은 2022년까지 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에서 유명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커피빈, 파스쿠찌,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등도 사실상 전부 재활용이 어려운 종이컵을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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