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호수 안에서 덜덜... 발벗고 캥거루 구한 시민들 (영상)

  • 이후림 기자
  • 2021.09.28 12:51
 

This was my morning - only in Canberra - well done to these two guys - bloody freezing - the guy wearing the Soldier On Top is a Navy Clearance Diver - good news the kangaroo came good

게시: David Boyd 2021년 9월 20일 월요일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호주 캔버라 중심부에 위치한 벌리그리핀 호수 안에서 떨고 있는 캥거루를 구한 시민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해당 영상은 21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호숫가를 산책하던 인근 주민 데이비드 보이드(David Boyd)에 의해 촬영됐다.

캔버라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호숫가에서 조깅을 하던 시민 닉 크로서(Nic Crowther)는 다리 근처 얕은 물에 갇힌 캥거루를 발견한 즉시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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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른 새벽 시간인 탓에 구조가 늦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닉은 주변에 있던 다른 시민들과 함께 직접 구조에 나섰다. 추운 날씨에 캥거루가 얼마나 호수에 갇혀 있었는지 가늠되지 않을뿐더러 무엇보다 녀석이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한 북반구 국가들과 정반대 계절을 보내는 남반구 호주는 현재 겨울이 끝난 직후로 이른 아침 기온이 낮아 물도 차다.

닉에 따르면 당시 캥거루는 마치 도움을 요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진 닉 크로서 페이스북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진 닉 크로서 페이스북 영상 캡처)/뉴스펭귄

영상 속 캥거루는 성인 남성 2명이 포위하듯 가까이 다가가도 꼼짝 않고 제자리에 서 있다. 두 남성을 번갈아 쳐다보며 다소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도망가거나 움직이지 않았다.

두 남성이 몸을 안으려고 들자 잠시 놀란 제스처를 보이는 캥거루는 이내 안정을 찾고 시민들 도움을 받았다. 마침내 녀석이 땅에 발을 딛자 지켜보던 시민들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더 놀라운 순간은 이때 포착됐다. 캥거루가 마치 구조한 사람을 알아본 듯 닉이 내민 손을 꼭 잡은 것. 구조 즉시 도망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민들은 닉의 손을 잡고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 캥거루를 보며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캥거루는 잠시 시민들과 제자리에 머물렀다가 이후 안정을 되찾고 자리를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닉 크로서 페이스북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진 닉 크로서 페이스북 영상 캡처)/뉴스펭귄

해당 영상을 촬영한 데이비드 보이드는 "살인적인 추위에도 발 벗고 나서준 두 남성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캥거루를 구조한 닉 크로서는 "그 자리에 있었다면 누구든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며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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