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청의 '무한도전'..."좀비같은 생태계교란종 게 섯거라"
금강청의 '무한도전'..."좀비같은 생태계교란종 게 섯거라"
  • 조은비 기자
  • 승인 2021.09.28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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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교란종 미국가재 (사진 flickr, Jordi Roy Gabarra)/뉴스펭귄
생태계교란종 미국가재 (사진 flickr, Jordi Roy Gabarra)/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이하 생태계교란종)은 국내 토종생물을 먹어치우면서도 상위 포식자가 없어 기하급수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나는 종을 뜻한다. 생태계교란종이 번식할수록 국내 생물다양성은 줄어들고, 이는 곧 생태계 전체에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금강유역환경청(이하 금강청)은 국내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동·식물을 아울러 피해를 끼치고 있는 생태계교란종 퇴치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수중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생태계교란어종으로는 블루길, 큰입배스, 미국가재가 대표적이다.

(왼쪽부터) 블루길, 큰입배스, 미국가재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왼쪽부터) 블루길, 큰입배스, 미국가재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블루길, 큰입배스는 1998년 환경부가 최초로 지정한 생태계교란종이다. 육식성 어류인 블루길은 토종어류 알과 치어까지 잡아먹어 씨를 말려버리지만, 상위 포식자가 거의 없어 개체 수가 급증했다.

큰입배스는 1973년 식용자원 확보를 위해 500여 마리가 국내에 유입됐는데, 정부의 바람과 다르게 살아움직이지 않는 먹이는 섭취하지 않는 탓에 양식에 부적합했고, 어민들의 그물에도 쉽게 잡히지 않아 식용자원으로 활용이 어려워졌다.

생태계교란어종 군림은 생태계 파괴에 더해 인근 어민에게 경제적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전북에 위치한 옥정호는 과거 붕어와 잉어가 가득한 곳이었지만, 토종어류를 다 잡아먹으면서 그물에는 잘 잡히지도 않는 큰입배스의 등장으로 소득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금강수계 가운데 보존가치가 높은 대청호, 금산 천내습지, 세종 합강습지 등에도 이들 생태계교란종이 크게 번식하고 있다. 이에 금강청은 전문업체 위탁, 수거함 설치 등의 방식을 통해 생태계교란종 제거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업체에 위탁할 경우 전문 잠수부가 직접 강이나 호수에 들어가 작살로 물고기를 잡아내게 된다.

잠수부가 작살로 큰입배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잠수부가 작살로 큰입배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지난해에는 전문업체 위탁을 통해 대청호, 방동저수지, 백곡저수지 등에서 약 7980kg을 제거했다. 올해 4~10월 중에는 6~8t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살에 잡힌 큰입배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작살에 잡힌 큰입배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낚시 등 어업활동을 통해 잡힌 생태계교란어종을 보관할 수 있는 수거함을 설치해 잡아들이는 방법도 있다. 지난해 충남 논산시 탑정호, 예산군 예당호 등에 수거함을 운영해 약 5026kg 규모의 큰입배스, 블루길을 잡았다.

(왼쪽부터) 수면형 수거함, 육상형 수거함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왼쪽부터) 수면형 수거함, 육상형 수거함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올해는 4~11월 동안 큰입배스, 블루길 약 5t을 목표로 수면형 수거함 10개, 육상형 수거함 5개를 설치해 운영한다. 이렇게 수거된 생태계교란어종은 동물사료용으로 무상 공급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세계 100대 악성 외래종으로 선정한 미국가재는 1990년대 관상용으로 국내에 도입됐다가 그 유해성으로 인해 2019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됐다.

미국가재는 가재페스트라고 불리는 곰팡이균을 보균하고 있어 다른 생물들에게 옮길 위험이 있는데, 토종생물은 버티지 못하는 균이기 때문에 국내 수중 생태계에 치명적이다.

미국가재 (사진 pixabay)/뉴스펭귄
미국가재 (사진 pixabay)/뉴스펭귄

또 둑이나 제방에 굴을 파고 살아가는 습성이 있어 진흙으로 수질을 오염시키고, 둑에 구멍을 내 수해피해 위험을 높인다.

생존력이 높아 우리나라 어디서든 문제없이 서식할 수 있다. 2018년에는 영산강과 만경강 유역에서 서식이 확인됐다.

미국가재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미국가재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금강청은 미국가재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들어왔던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 일원에서 대대적인 퇴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가재 퇴치 작업 모습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미국가재 퇴치 작업 모습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생물은 동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환경부가 1999년 지정한 생태계교란종 단풍잎돼지풀은 성장속도가 빠르고 번식력이 높아 지자체에서 매년 제거 활동을 펼치지만, 씨앗이 유입되지 않는 조건에서 5년 이상 제거해야 박멸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뿌리뽑기가 어렵다.

단풍잎돼지풀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단풍잎돼지풀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꽃가루는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여러 가지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며 무리를 지어 빠른 속도로 최대 6m까지 자라나 인근에 있는 토종식물들이 햇살을 받지 못하고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생태계교란종 생물을 제거하는 모습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생태계교란종 생물을 제거하는 모습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2009년 환경부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가시박도 전국적으로 퇴치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매년 6~9월이면 어김없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한 여름에는 하루에 30cm까지 자라날 정도로 생육이 왕성하며 인근에 있는 작은 식물을 포함해 높은 나무까지 타고 올라가 덮어 고사시킨다.

가시박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가시박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씨앗주머니 하나에 최대 2만5000개 씨앗이 들어있으며 강물을 따라 퍼져 발아하게 된다. 발아하지 않은 씨앗은 땅속에서 최대 30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기에 제거가 어렵다.

금강청은 지난해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제거를 위해 대전, 세종, 충남 지역에서 퇴치작업을 펼쳐 약 11만6817kg을 제거했다.

나무까지 타고 올라간 가시박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나무까지 타고 올라간 가시박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는 대전 3대 하천인 대전천, 유등천, 갑천을 비롯해 천내·한강습지, 미호천 등 약 102만9261㎡ 면적을 대상으로 전문기관 용역과 협업해 퇴치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멸종위기종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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