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과 손잡는 비트코인 채굴 업계

  • 남주원 기자
  • 2021.09.27 17:32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최근 비트코인 채굴 업계가 원자력 발전소와 상생을 도모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후위기 주범으로 비난받은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이 원자력 발전소와 잇따라 협력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채굴 업체 테라울프(TeraWulf)는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전력회사 탈렌에너지(Talen Energy)와 합작 투자를 시작했다. 양사는 펜실베니아 탈렌 에너지 핵발전소 옆에 채굴 시설을 짓기 위한 토지 개발에 착수했는데, 크기는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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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업체 에너지하버(Energy Harbour)도 채굴 업체인 스탠다드파워(Standard Power)가 올해 12월부터 가동하는 오하이오주 채굴 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소규모 핵분열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인 원전 스타트업 오클로(Oklo)는 비트코인 하드웨어 회사인 컴퍼스 마이닝(Compass Mining)과 20년 동안 공급 협력 계약을 맺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전문가들은 두 산업간 협력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위해 구축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각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인 것이다.

소위 '전기에 굶주린'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안정적이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력 공급을 원하며, 원자력 발전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다른 에너지원과 경쟁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으면서 새로운 고객층이 절실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채굴 과정에서 수십, 수백 대의 고사양 컴퓨터를 돌려야 하므로 엄청난 전력량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수학 문제와 오르는 비트코인 가격, 제한된 공급 등으로 더 높은 사양의 슈퍼컴퓨터를 총동원해야 한다. 

채굴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전력 소비량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일부 국가들의 연간 배출량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 상당 부분이 값싼 화석연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한 증가한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이에 환경운동가들은 비트코인 채굴 작업이 기후위기 주범이라고 비판해왔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도 비트코인 채굴 작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자국 내 비트코인 채굴장을 잇따라 폐쇄하며 단속을 강화하기도 했다.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에 크게 위배된다는 판단에서다.

처지는 원자력 발전소도 마찬가지다. 원자력은 탄소 배출이 없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을 제공하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여파로 인해 외면받기 시작했다. 이후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저렴해진 기타 전력원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폐기 위기에 처했다.

다만 두 산업의 협력이 얼마나 혁신적으로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 한 에너지 자문 회사 이사 빌 듀건(Bill Dugan)은 "앞으로 더 많은 원자력과 비트코인의 제휴가 예상되지만, 폐쇄 직전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구할 만큼 충분히 크거나 빠르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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