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북극에서 동시에 쏘아올린 새하얀 풍선 정체

  • 남주원 기자
  • 2021.09.24 11:25
왼쪽부터 남극장보고과학기지, 북극항해 중인 아라온호. 양 극지에서 동시에 오존농도를 관측하고 있다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한국 극지연구소가 남극과 북극에서 오존농도를 동시에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24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85일간 북극항해를 마치고 전날(23일) 광양항에 도착했다.

아라온호는 이번 12번째 북극행에서 남극장보고과학기지와 동시에 성층권 오존농도를 관측했다. 양 극지에서 오존농도를 동시에 관측한 것은 국내 극지연구 사상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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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항에 도착한 아라온호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극지연구소는 2015년부터 장보고기지에서 오존 관측 장비를 풍선에 매달아 고도에 따른 농도 변화를 관측하고 있다.

극지방 오존홀은 주로 봄철에 주로 발생한다. 실제 이번 관측이 진행된 9월 초 봄에 접어든 남극이 북극보다 오존농도가 낮았으며 오존홀도 확인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동시베리아해 해저 퇴적물로부터 메탄가스가 분출되는 광경을 수중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동시베리아해 수중 메탄가스 기포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동시베리아해는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를 앞당기는 메탄가스가 다량 방출하는 지역이다. 아라온호는 2016년 탐사 때 표층수에서 대기농도보다 30배 높은 고농도 메탄가스를 확인, 5년 째 발생지를 추적해왔다.

극지연구소는 이번 북극 항해가 미래자원 확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라온호는 '바닷속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망간단괴(심해저에 분포하는 망가니즈를 주성분으로 하는 광물덩어리)가 매장된 지역들을 발견했고 낙지와 홍게, 북극대구 등 수산물 40여 마리도 채취했다. 

북극항해에서 채취한 망간단괴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북극해와 주변 바다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측하기 위한 준비도 마련됐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인근 바다에서 발생하는 고수온 현상 원인을 밝히고자, 북극해로 진입하기 전 베링해에 '해양-대기 통합관측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곳에서 얻은 정보는 위성을 통해 매 시간 국내로 전송된다.

 해양-대기 종합 관측 장비 설치 전 준비 광경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북극항해 연구해역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북극해는 2010년 이후 해빙이 가장 많은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빙은 이번 서북극해 축치해·동시베리아해 탐사에서도 큰 장애물로 작용했는데, 그린란드·캐나다 군도 주변에 있던 다년생 해빙이 서북극해로 이동한 영향으로 추정됐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이번 북극항해에서 코로나19와 해빙이라는 장애물을 뚫고 어느 때보다 풍성한 관측과 탐사 자료를 확보했다”라며 “아라온호가 북극에서 가져온 선물이 우리의 미래를 대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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