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미생물로 세제를 만든다고요?' 극지연구소가 내놓은 제1호 연구소기업

  • 남주원 기자
  • 2021.09.17 11:24
16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극지연구소에서 개최된 크라이오텍 현판식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앞으로 남극 미생물로 만든 의료용 세정제, 폐기물 처리제 등을 일상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극지연구소 제1호 연구소기업 ㈜크라이오텍이 16일 설립되면서 극지방 유래 제품 개발이 본격 박차를 가했다.

크라이오텍은 남극에서 확보한 기술을 실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극지연구소가 세운 첫 번째 연구소기업이다. 'Save the Nature'(자연을 지켜라)는 경영이념 아래 인류를 위한 가치와 친환경 소재 및 서비스를 다양한 산업에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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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효소의 흐름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저온활성 단백질 분해효소 응용 사업내용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그 첫 번째로, 크라이오텍은 남극 해양 미생물로부터 분리한 '저온활성 단백질 분해효소'를 의료용 세정제나 산업용 효소 원료로 제품화활 계획이다. 친환경 산업소재인 저온효소를 사업화하는 것이다. 극저온 환경에 적응 및 진화한 생물로부터 추출한 효소는 낮은 온도에서도 반응이 잘 일어나고 단백질 분해 기능과 세척력도 뛰어나다.

극지연구소 측은 "사업화 저온활성 단백질 분해효소는 현존 효소 보다 뛰어난 저온 활성, 높은 단백질 정제도, 경제성이라는 특장점을 갖고 있다"라며 "이를 실현할 현존 단백질 분해효소 생산기술과 차별화된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극지연구소 임정한 박사 연구팀은 남극 해양 미생물 ‘Pseudoalteromonas arctica PAMC 21717’에서 찾은 저온활성 단백질 분해효소를 실험실에서 생산하는 데 성공하고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 특허등록을 마쳤다.

크라이오텍은 내년까지 저온활성 단백질 분해효소의 대량 생산 공정 시스템을 규명하고, 2023년에는 산업현장 관련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세제 외에도 사료나 폐기물 처리제 및 분자 진단 키트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활용도를 넓히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전 세계 효소 시장 규모와 국내외 세제용 효소 시장 전망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전 세계 효소 시장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등 기후 문제가 대두되면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저온활성 효소 개발을 필요로 하고 있다. 

세제용 효소 산업 영역에서도 저온활성 단백질 분해효소 개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식기세척기 보급 증가에 따라 세제용 효소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극지연구소는 영하 온도에서 손상 없이 혈액 보관을 가능하게 한 동결보존제 기술 등 극지에서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 이번 크라이오텍 설립 또한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활성화라는 사회적 책임 달성을 목표로 한 것.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남극과 북극에서 확보한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라며 “그동안 극지연구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극지연구소 크라이오텍 성장로드랩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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