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기는 다회용, 사용은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류 엇갈리는 의견

  • 임병선 기자
  • 2021.09.11 00:00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획] 다회용으로 생산되지만 사실 대부분 사람들이 일회용으로 소비하는 플라스틱 식기류를 어떻게 표기하면 좋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제로웨이스트, 환경 관련 커뮤니티에 플라스틱 식기류가 다회용이라고 표기된 것에 대해 의견이 오갔다. 기자도 취재 전까지는 당연하게 플라스틱 식기류가 일회용품이라고 여겼으나 8일 경기도 소재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다이소, 노브랜드를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실제로 플라스틱 식기는 종이컵, 종이숟가락 같은 제품과 달리 다회용이라는 이름을 걸고 판매되고 있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일회용품 문제가 관심을 받으면서 최근 바뀐 명칭일까? 국내 한 대형마트 본사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다회용 스푼이라는 명칭으로 판매됐다"며 "구매한 고객들이 상황에 따라 일회용으로 사용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하지만 플라스틱 식기류를 일회용품으로 인식하는 것은 유통 현장에서도 비슷했다. 기자가 방문한 5개 점포에서 플라스틱 식기류는 일회용품 진열대에 놓여 있었다.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접시 등을 일회용으로 취급하고 한 번 쓰고 폐기한다. 플라스틱 식기 다회용 표기에 의견이 갈리는 이유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다회용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측은 플라스틱으로 튼튼하게 제작된 식기가 다회용으로 표기되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돼 일회용품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 일회용품으로 표기됐을 경우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반면 일회용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측은 플라스틱 식기류가 실상 일회용품으로 소비되므로, 일회용품 사용 현황을 그대로 담을 수 있도록 일회용품이라고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 백나윤 활동가는 "기업에서는 다회용으로 쓸 수 있다고 말하더라도 실제로 재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오히려 일회용품 생산을 장려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회용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첫걸음인 국가 통계 면에서 플라스틱 수저는 어떻게 취급받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플라스틱 식기류를 일회용품으로 취급하는 상황에서, 만약 국가 통계에 다회용품으로 포함된다면 통계는 실상을 담지 못하게 된다.

이에 대해 환경부 생활환경과 측은 일회용품 규제는 식당 등에서 제공되는 식기류가 대상이며 현재 마트에서 판매되는 플라스틱 식기류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플라스틱 식기류를 소비자에게 다회용기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가격이 더 비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