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은 알겠는데... '배양모피'는 뭐지?

  • 이후림 기자
  • 2021.09.08 16:56
퓨로이드가 개발한 체외 모낭 (사진 퓨로이드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배양육에 이은 '배양모피'가 탄생했다.

최근 동물 희생없이 만들어지는 배양육이 화제다. 유명 레스토랑서 배양육을 사용해 음식을 만들더니 4월 싱가포르에서는 세계 최초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양육을 주문할 수 있게 됐다.

배양육은 동물을 도축해 얻는 고기가 아닌 실험실과 같은 배양시설에서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키워 만들어내는 고기다. 식물성 원료로 고기 맛을 흉내 내는 식물성 대체육과는 다른 개념으로, 최근 몇 년간 기후위기 영향을 완화하고 자원을 절약하며 동물학대를 줄이면서 인간이 고기를 섭취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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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배양 기술이 다른 산업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 네덜란드 한 스타트업이 배양 기술로 실제 모피와 같은 배양 모피 및 양모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배양모피'의 탄생이다.

염색된 체외 모낭 (사진 퓨로이드 공식 홈페이지)

3일 글로벌 비건전문매체 리브카인들리(LIVEKINDLY)는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생명공학 스타트업 퓨로이드(Furoid)가 세계 최초 콜라겐과 연결된 체외 모낭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과정은 배양육을 만드는 방법과 매우 흡사하다. 

연구진은 먼저 밍크, 표범 등 다양한 동물 줄기세포를 적절한 조건에서 배양해 실제 조직으로 자라도록 만들었다. 이후 배양된 조직을 실제 동물 모피와 유사한 모습의 생체 재료로 바이오프린팅(세포층을 인쇄해 조직을 만드는 과정)했다. 

해당 기술은 기존 모피보다 생체 재료를 더욱 기능적으로 만들어 보온과 내구성 면에서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고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모피를 무두질하고 염색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오염 및 화학물질 사용을 생략한다는 점에서도 인조모피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퓨로이드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다만 배양모피가 완전한 '비건'은 아니라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세포 배양 시 소 태아에서 채취한 혈액 '소태아혈청(FBS)'에 의존해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FBS는 세포배양 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재료 중 하나다.

이와 같은 논란에 연구진은 추후 배양모피에 사용되는 FBS가 새로운 재료로 충분히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발전해 온 배양육 산업 역시 초기에는 FBS에 의존해 왔지만 현재는 기술 발전에 따라 대체 재료가 개발됐다는 점을 예시로 삼았다.

회사 측은 "세포 기반 모피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논란이 될만한 지점들이 있지만 새로운 대안 재료들을 하나둘 개발할 것"이라며 "모피 산업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 에스토니아, 헝가리, 노르웨이, 네덜란드를 포함한 12곳 이상 국가는 현재 모피 산업을 금지하고 있으며 지난 6월 이스라엘은 모피 산업뿐 아니라 판매 자체를 금지한 세계 최초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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